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정년이'가 불 지핀 여성국극 관심, 무대로 이어지다
3,831 0
2024.12.04 12:39
3,831 0
woeaBp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 1950년 여성국극에 입문해 현재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을 맡은 홍성덕(80) 명창의 눈가가 촉촉했다. 국가유산진흥원의 여성국극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傳說)이 된 그녀들’의 현장.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여성국극 소재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를 이어 받은듯 객석에는 20~30대로 보이는 여성 관객이 다수 있었다.

여성국극은 해방 이후 남성 중심이었던 국악 무대에서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리와 춤, 연기 등을 종합적으로 구성해 선보인 공연예술이다. 여성이 남녀 역할 모두 소화하며 한국전쟁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국가가 정책적으로 한국영화 진흥책을 펼치면서 인기가 식었고 지금은 명맥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ArmkAW

이번 공연은 국가유산진흥원이 ‘정년이’로 화제가 된 여성국극을 무대에서 다시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성국극 원로 배우들의 대담, 그리고 후배 여성 소리꾼들과 원로 배우들이 함께 꾸미는 여성국극 ‘선화공주’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구성했다.

홍성덕 명창과 함께 여성국극에서 활동해온 이옥천(78), 허숙자(85) 명인이 ‘춘향전’시연과 대담으로 공연의 막을 열었다. 남성적인 외모와 목소리로 ‘여성국극의 황태자’라 불리며 여성 팬을 몰고 다녔던 이옥천 명창이 이도령 역으로 분했다.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허숙자 명창은 변사또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의자에 앉아서 연기를 했지만, 쩌렁쩌렁 울리는 호탕한 웃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진 대담에서 원로배우들은 여성국극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홍성덕 명창은 “여성국극의 매력은 여성이 남성 역할도 소화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남성 역할을 하기 위해선 소리, 춤, 연기, 외모를 갖춰야 해서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남역과 여역을 함께 맡아서 연기하다 보니 남녀 주인공이 껴안는 장면에서는 서로의 감정 그대로 껴안게 된다”며 “이런 점이 여성국극의 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공연에선 여성국극 원로배우인 이미자, 남덕봉 명창과 후배 여성 소리꾼들이 여성국극 ‘선화공주’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주인공 서동 역과 선화공주 역은 홍성덕 명창의 딸인 김금미 국립창극단 악장, 홍성덕 명창의 외손녀이자 김금미 악장의 딸인 배우 박지현이 각각 맡았다.

공연에서도 원로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미자 명창은 ‘선화공주’의 악역 석품 역, 남덕봉 명창은 감초 캐릭터 길치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석품이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선화공주와 서동을 바라보며 “환장하겠네”라며 혀끝을 차는 장면에선 자연스러운 연기에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소극장 공연인 관계로 대형 무대 세트 대신 LED영상을 활용했다. 여러 벌의 의상과 대형 무대, 군무진으로 화려함을 자랑했던 과거의 여성국극을 재현한 무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고 있는 여성국극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창극과 다른 여성국극의 차별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리는 다소 과장된 춤과 연기까지 여러 요소가 어우러진 복합예술이었다.

이번 공연은 1회 공연으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정년이’가 불 지핀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으로 예매가 조기 마감돼 오는 7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2회 공연을 추가했다. 홍성덕 명창은 “젊은 친구들이 여성국극에 관심을 가져 기쁘다”며 “중국의 월극(越劇, 유에주)처럼 여성국극도 한국의 국가유산으로 지정돼 후배를 양성하며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898728?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케이트💘] 🎂크리미몬스터 3종 & 립몬스터 히트헤이즈 체험단 모집 이벤트(50인) 272 00:04 9,48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58,05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17,69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40,72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888,53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24,83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650,90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00,75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97,76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40,87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93157 이슈 취향 따라 갈리는 수지 분위기.jpgif 1 15:36 117
2693156 기사/뉴스 '다리 절단' 유튜버가 받은 민방위 통지서…"주차 안 되니 걸어오라고" 7 15:34 1,023
2693155 유머 사도세자 육아법.jpg 3 15:33 592
2693154 이슈 단발머리(혹은 숏컷)가 진짜 잘 어울리는 4-5세대 여돌 말해보기 8 15:32 423
2693153 유머 요즘 결혼식을 자주 다녔더니 자꾸 상사가 너도 결혼하라 그래서 10 15:32 1,316
2693152 이슈 시골쥐 처음 서울 갔을때 4 15:31 711
2693151 이슈 tripleS (트리플에스) 24인 완전체 정규 2집 <ASSEMBLE25> 4 15:29 334
2693150 이슈 오늘 자정에 발매된 아이브 일본 신곡 DARE ME 7 15:28 248
2693149 이슈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멘탈이 약한 이유 12 15:25 1,638
2693148 유머 디지털사진갤에 올라온 꽃과 새 28 15:23 1,830
2693147 기사/뉴스 [단독]미인증 조리기구로 축제서 음식 제공…더본코리아 협력사 행정처분 13 15:23 1,187
2693146 이슈 엘르 화보찍은 건축가 유현준 51 15:22 2,712
2693145 이슈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은 지하철 입구 23 15:21 2,400
2693144 유머 책 빌리러 도서관 갔더니 이런코너 생겼더라 19 15:21 3,445
2693143 이슈 배우 남주혁 최근 비쥬얼 gif 31 15:17 3,324
2693142 이슈 레딧에 올라온 4개월된 아기 데리고 비행기 탑승한 한국 엄마 15 15:17 4,897
2693141 이슈 쇼츠에서 화제중인 배우 이와 오린 리즈시절.jpg 6 15:16 1,206
2693140 유머 한국관광중에 갑자기 노인이 돈을 줘서 불편했던 외국인 35 15:16 3,384
2693139 이슈 지금 난리난 팝가수 SZA 무대...twt 42 15:15 3,434
2693138 기사/뉴스 `불닭면 신화` 김정수 부회장,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사임 3 15:14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