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정년이'가 불 지핀 여성국극 관심, 무대로 이어지다
1,381 0
2024.12.04 12:39
1,381 0
woeaBp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 1950년 여성국극에 입문해 현재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을 맡은 홍성덕(80) 명창의 눈가가 촉촉했다. 국가유산진흥원의 여성국극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傳說)이 된 그녀들’의 현장.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여성국극 소재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를 이어 받은듯 객석에는 20~30대로 보이는 여성 관객이 다수 있었다.

여성국극은 해방 이후 남성 중심이었던 국악 무대에서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리와 춤, 연기 등을 종합적으로 구성해 선보인 공연예술이다. 여성이 남녀 역할 모두 소화하며 한국전쟁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국가가 정책적으로 한국영화 진흥책을 펼치면서 인기가 식었고 지금은 명맥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ArmkAW

이번 공연은 국가유산진흥원이 ‘정년이’로 화제가 된 여성국극을 무대에서 다시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성국극 원로 배우들의 대담, 그리고 후배 여성 소리꾼들과 원로 배우들이 함께 꾸미는 여성국극 ‘선화공주’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구성했다.

홍성덕 명창과 함께 여성국극에서 활동해온 이옥천(78), 허숙자(85) 명인이 ‘춘향전’시연과 대담으로 공연의 막을 열었다. 남성적인 외모와 목소리로 ‘여성국극의 황태자’라 불리며 여성 팬을 몰고 다녔던 이옥천 명창이 이도령 역으로 분했다.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허숙자 명창은 변사또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의자에 앉아서 연기를 했지만, 쩌렁쩌렁 울리는 호탕한 웃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진 대담에서 원로배우들은 여성국극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홍성덕 명창은 “여성국극의 매력은 여성이 남성 역할도 소화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남성 역할을 하기 위해선 소리, 춤, 연기, 외모를 갖춰야 해서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남역과 여역을 함께 맡아서 연기하다 보니 남녀 주인공이 껴안는 장면에서는 서로의 감정 그대로 껴안게 된다”며 “이런 점이 여성국극의 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공연에선 여성국극 원로배우인 이미자, 남덕봉 명창과 후배 여성 소리꾼들이 여성국극 ‘선화공주’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주인공 서동 역과 선화공주 역은 홍성덕 명창의 딸인 김금미 국립창극단 악장, 홍성덕 명창의 외손녀이자 김금미 악장의 딸인 배우 박지현이 각각 맡았다.

공연에서도 원로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미자 명창은 ‘선화공주’의 악역 석품 역, 남덕봉 명창은 감초 캐릭터 길치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석품이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선화공주와 서동을 바라보며 “환장하겠네”라며 혀끝을 차는 장면에선 자연스러운 연기에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소극장 공연인 관계로 대형 무대 세트 대신 LED영상을 활용했다. 여러 벌의 의상과 대형 무대, 군무진으로 화려함을 자랑했던 과거의 여성국극을 재현한 무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고 있는 여성국극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창극과 다른 여성국극의 차별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리는 다소 과장된 춤과 연기까지 여러 요소가 어우러진 복합예술이었다.

이번 공연은 1회 공연으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정년이’가 불 지핀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으로 예매가 조기 마감돼 오는 7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2회 공연을 추가했다. 홍성덕 명창은 “젊은 친구들이 여성국극에 관심을 가져 기쁘다”며 “중국의 월극(越劇, 유에주)처럼 여성국극도 한국의 국가유산으로 지정돼 후배를 양성하며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898728?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겨울 민감 피부 긴급진정템🚨 에센허브 티트리 진정 크림 체험 이벤트 321 12.09 42,1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141,01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및 무뜬금 욕설글 보시면 바로 신고해주세요❗❗ 04.09 4,171,95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937,7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327,93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0 21.08.23 5,524,24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2 20.09.29 4,481,0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0 20.05.17 5,094,30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4 20.04.30 5,516,1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28,98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2382 기사/뉴스 [단독]한강이 불러온 독서 열풍…‘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도 부활 1 18:13 122
322381 기사/뉴스 김경수 만난 文 “반헌법적 내란 용서 안돼…조국에 위로 전화” 29 18:10 1,253
322380 기사/뉴스 [속보] 경찰 특수단,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 종료 1 18:09 646
322379 기사/뉴스 "탄핵봉 직접 만들어요"…집회 물품 구매 수요 몰리는 '다이소' 18 18:04 2,269
322378 기사/뉴스 [단독] 김여사 종묘 차담회 손님은 "미국 화가 가족"…'사적 이용' 논란 100 17:56 6,381
322377 기사/뉴스 [단독] "윤석열 체포 검찰에 뺏길 거냐"…경찰청 앞 근조화환 등장 39 17:52 3,437
322376 기사/뉴스 '탄핵정국 피해막심' 中企계, 이재명에 SOS "특단의 대책 필요" 76 17:51 2,825
322375 기사/뉴스 [단독] GD와 친구들? 태양·대성도 촬영..김태호 PD "내주 최종 정리" 56 17:48 1,959
322374 기사/뉴스 [단독]보증 서줬더니 안 갚고 줄행랑…줄줄 새는 외국인 소상공인 지원 15 17:40 1,415
322373 기사/뉴스 ‘유퀴즈’ 경찰견, 야산 수색하다 독사에 물려 죽어…“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26 17:40 3,587
322372 기사/뉴스 [단독] 대통령실, 총선 앞두고 '부정선거' 주장한 유튜버 접촉 시도 54 17:39 4,262
322371 기사/뉴스 [속보] 야6당,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제출…14일 표결 16 17:38 911
322370 기사/뉴스 국회의원 '저지' 계엄군엔 '활짝'…경찰 지휘망 녹취록 공개!!!!! 23 17:35 2,856
322369 기사/뉴스 [단독] '尹 탄핵 제동 국민의힘 규탄' 현수막 일방적으로 철거돼 12 17:31 1,869
322368 기사/뉴스 '미성년자에 경복궁 낙서 사주' 30대, 1심서 징역 7년 7 17:29 1,556
322367 기사/뉴스 광주시·5·18재단, 김광동·신동국 고발 21 17:27 2,101
322366 기사/뉴스 [속보] '尹 탄핵집회' 참가자-경찰, 용산 관저 100m 앞 대치 14 17:24 1,997
322365 기사/뉴스 한동훈, 심야 윤리위 긴급 소집…尹 제명·출당 착수(종합) 27 17:24 1,512
322364 기사/뉴스 중 외교부, ‘중 간첩’ 언급 윤 담화에 “깊은 놀라움·불만” 1 17:23 421
322363 기사/뉴스 [속보] 국방장관 직대-한미연합군사령관 화상회의…"외부 위협 대응" 3 17:21 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