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프랜차이즈 1위인 본죽&비빔밥이 1100호점을 돌파했다. 죽만 팔던 매장을 전환해 비빔밥을 판매했고, 이어 최근엔 포케, 푸팟퐁커리를 가미한 게살죽 등으로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죽만으론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어, 메뉴를 일반식으로 확대해 고객층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죽만으론 안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본아이에프는 본죽 대신 본죽앤비빕밥 신규 매장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선 "본죽 매장은 신규 가맹 출점이 불가하고, 본죽&비빔밥으로만 출점이 가능하다"고 안내 받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1월까지 본죽&비빔밥 신규 개점 수는 655개인 반면, 본죽 신규 개점은 1개뿐이었다. 본아이에프는 "본죽 매장은 이미 전국 각지의 상권에 많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2020년 이후 본죽 매장은 1008개에서 648개(2023년말)로 30%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본죽&비빔밥 매장은 510개에서 1004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예비 창업자들의 우려가 허튼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본아이에프는 지난 2002년 국내 최초의 죽 전문점인 '본죽'을 론칭하며 사업을 키워온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다. 당시 지역 내 개인 죽 전문점은 있었지만 죽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는 국내 최초였다. 본죽은 드라마 PPL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외형확장을 이뤄갔다. 2015년엔 가맹점 수가 1190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죽만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몸이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죽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다양한 죽을 파는 건 장점이었지만, 죽 외에 다른 카테고리 메뉴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 여럿이 방문하기 꺼려지는 매장으로 인식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기존에 사용 중인 재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신메뉴가 필요했다. 바로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죽 메뉴를 찾는 고객들과 일반 식사를 찾는 고객을 모두 잡을 수 있으면서도 주방 부담은 덜 수 있는 메뉴였다.
본격적으로 매장을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본죽&비빔밥 매장 수는 2015년 141개에서 지난해 말 1004개로 급증했다. 2015년 본죽&비빔밥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약 10년 만이다. 올해엔 1100개를 돌파했다. 반면 '원조'인 본죽 매장 수는 2022년을 기점으로 본죽&비빔밥에 역전당했다.
매출이 높은 비빔밥 매장이 늘면서 본사 실적도 성장했다. 본죽과 본죽&비빔밥 매장 수는 2020년 1518개에서 2023년 1652개로 8.8%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이 기간 본사 매출은 2739억원에서 4510억원으로 64.7% 늘었다. 매장당 매출이 높은 비빔밥 매장으로의 전환 덕분이다.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본죽&비빔밥의 월 평균 매출은 본죽보다 1.5배 높다.
비빔밥 넘어 포케까지
본죽과 본죽&비빔밥은 올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한 그릇으로 두 가지 죽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푸팟퐁커리 게살죽, 비빔포케 등으로 메뉴를 넓혔다. 색다른 메뉴를 통해 신규 고객층을 유입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또 비빔밥의 경우 기본 옵션인 흰쌀밥을 귀리보리밥으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여기에 매년 계절 한정 메뉴 출시 전략을 꾀했다. 여름 시즌에는 열무비빔밥, 능이삼계죽 등을, 겨울철엔 찌개류 수요 증가에 따라 짬뽕뚝배기 등을 운영하는 식이다.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취향과 연령대를 겨냥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새로운 메뉴를 통해 본사만 배를 불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침체 속에 외식 수요가 줄면서, 가맹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메뉴 종류가 많아질수록 발주할 것도 많아지고, 주문한 식재료를 폐기하는 경우도 많다는 불만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선 재료 제공을 통해 매출이 올라가는 구조지만, 단일 메뉴를 운영하던 매장들이 재료를 다양화하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본사는 가맹점들이 재료 손실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맹점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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