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10시25분께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한동훈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는 ‘원외’임에도 곧바로 서범수 사무총장, 장동혁 최고위원 등 친한동훈계 지도부와 박정하 비서실장 등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그 시간에 국회 앞으로 출동한 경찰은 국회의원과 당직자 등의 신원을 확인한 뒤 출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반면, 비슷한 시각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잠시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중앙당사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계엄을 해제하려면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야 하고,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당 지도부를 소집한 것이다. 당사엔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의원 30여명이 모였다.
두 사람은 모두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의 엇갈린 메시지에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가야 할지, 당사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보였다. 본회의장에 입장한 한 의원은 당사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결국 본회의장에 남아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한 건 친한계와 중립 지대 의원 19명이었다.
김상욱 원내부대표는 “당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모여서 (계엄을) 풀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며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 못 오게 자꾸 추 원내대표가 문자를 돌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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