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정부 계엄설' 주장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 "계엄 없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제기해온 '정부 계엄설'이 3일 오후 현실이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대통령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됐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4일 새벽 1시께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계엄해제 결의안을 재석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처리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8월 정부의 계엄설을 주장했다. 국방장관의 교체와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근거로 삼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지속적인 반국가 세력 척결 주장과 대통령 부부가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동기는 그들이 권력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할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연이은 계엄령 의혹은 확실한 증거가 없어 대통령실과 여당에서는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9월 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당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괴담을 양산한다는 대통령실 성명을 외면한 채 또다시 괴담 확산을 반복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했다.
정부·여당의 비판에도 김 의원은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의 봄 4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10월에도 거듭 "윤 대통령이 한반도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국내 정세가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의 전쟁 조장, 신(新) 북풍몰이 긴급 규탄대회'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저들(정부)이 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계엄으로 연결하려는 확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문자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국방위원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의 (국회) 국방위원이 국가안보실장한테 전쟁을 일으켜서 이용해 먹자고 하는 것이 무슨 사적 대화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영관 장교 2명 등과 식사 모임을 가진 것을 정부 계엄 선포 가능성의 단서로 들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지지율 1%가 아니라 0.1%가 돼도 버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한 미군사령관이 평택시장에게 시민들을 대피시킬 방공호를 점검하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최대의 위기 상황이 시작됐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위기의 본질은 이 정권이 실제로 외국의 전쟁 불길을 한국으로 옮기고, 그것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라며 "또 그것은 김건희 여사의 생존 문제와 결합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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