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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총장 출신 박남기 교수 "동덕여대 사태, 기업이 노조 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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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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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로 넘어간 동덕여대 사태…"학교 대응도 미숙했다"


제5대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출신이자 한국교원교육학회장을 역임한 박남기 교수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5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본관 점거 해제를 고려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였는데, 학교는 반대로 강하게 나가고 있다. 기업이 노동조합을 대하는 듯하다"며 "(공학 논의) 출발 단계부터 학교도 미숙함을 보였다. 학교 측은 절차상 학생들의 의견을 물을 때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젠다를 세팅하는 단계부터 학생들을 소통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2008년 10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총장직을 맡으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학내 진통 없이 등록금 인상 문제를 해결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총장 시절 등록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2018년 10월 총장이 되자마자 예산안을 만드는 과정부터 학생들을 전부 참여하도록 했다"며 "12월에는 학생회 주관 회의를 30회 이상 진행하며 *등록금 중 기성회비*를 25% 정도 올렸다"고 말했다.
 
당시에 학생들의 동의 하에 등록금 인상이 결정됐음에도 원상 복구하라는 교육부의 압박도 있었다고 한다. 박 교수는 "등록금 인상 결정을 한 뒤 교육부에선 원상 복구하라고 했다. 만약 인터넷에 (학생들의) 이의제기가 이뤄지면 문책하겠다고도 했다"며 "하지만 어느 학생도 이의제기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모든 단계에 학생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학생들도 (등록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을 전부 이해한 것"이라고 했다.
 
파손된 학교 기물 등의 배상 문제에 대해선 "재정적 손실은 학교 측이 총학생회 뿐 아니라 동문회 등 여러 기관과 협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며 "발전기금을 추가로 모금해 재정적 손실을 만회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전문위원과 한국교육정치학화장 등을 교육계 주요 보직을 역임한 영남대학교 김병주 교수는 "대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서로 법적 공방을 주고 받지 않고, 학교가 학생들을 설득해서 (문제를) 협의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녀 공학 전환은) 대학 입장에서도 생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놨을 사안이지만, 이를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경청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학 전환 논란 동덕여대 사태…강대강 대치 결국 법적공방으로


앞서 동덕여대 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학생들이 건물을 점거하고 학교 기물 등을 훼손한 것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맞서 총학생회는 학교의 비민주적인 소통방식을 지적하며 총학의 5대 요구안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본관 점거 시위를 이어나가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측은 지난달 29일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학생 등 21명에 대한 총장 명의의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경찰은 이들 중 19명의 신원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는 고소 바로 전날에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에 대한 퇴거 단행과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북부지법에 냈다. 공학 전환 문제로 불거진 학교와 학생 간 대립 국면이 장기화하자 이 사태를 풀어나갈 해법으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관 점거 해제 조건으로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공학 전환 논의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소통이 있었다며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2025학년도 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차기 학생과 논의해야 한다는 게 주된 요구 사항으로 제시됐다.
 
동덕여대 측은 총학생회의 이런 제안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학교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본관 점거를 볼모로 비상식적 요구를 하는 총학생회 주장을 일축한다"며 "반대 의사를 폭력으로 행사한 당사자가 오히려 대학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밀한 계획에 인한 불법 점거, 도가 넘는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들은 넘친다"며 "점거가 길어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진다. 대학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학교에 대한 '소통 요구'와 학생들의 과격시위에 대한 '책임추궁'을 놓고 접점이 마련되지 않는 가운데 학생 측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동덕여대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학생들과 대화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입장문과 (학생들을) 고소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비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의 소통방식이 학생들을 무시하고 비민주적이었다는 것을 지금 이 상황이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노했다.


https://naver.me/FgHyz9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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