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 종로구 포에버 갤러리에서 박준연 작가의 개인전 ‘Runner’s Game’이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손바느질과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명상적 과정에서 차용과 재구성의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 박준연, Numbers(in Rose butter cookie), 56x72cm, 손바느질된 면과 작가가 제작한 면 옷걸이, 2024 / 사진: 포에버 갤러리 제공
박준연 작가는 대표작 ‘Numbers’ 퀼트 시리즈와 새롭게 제작된 벽화 ‘Runner’s Game’을 통해 현대사회의 빠름과 느림, 손과 기계의 상반된 리듬이 만들어내는 서사를 제시한다. 특히 작가는 손바느질로 얻어지는 촉각적 경험과 디지털 미디어의 반복적 특성을 결합해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촉각적 새로움을 선사한다.
제목 ‘Runner’s Game’은 여성의 삶과 노동 속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무게와 균형을 다루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Numbers’ 시리즈는 재스퍼 존스의 작품을 재구성한 일레인 스터티번트의 접근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텍스타일 퀼트를 통해 숫자와 격자의 패턴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이 작품은 텍스타일이라는 따뜻한 매체를 통해 촉각적 깊이를 더하며, 차용과 재구성의 과정을 담고 있다.
▲ 박준연, Numbers (in block), 144x166cm, 손바느질된 면과 작가 제작 면 옷걸이, 2024 / 사진: 포에버 갤러리 제공
또 주요작인 벽화 ‘Runner’s Game’은 퀼트 패턴을 디지털로 재구성한 뒤, 이를 스텐실 기법으로 벽에 직접 구현한 독창적인 작업이다. 디지털 매체의 매끄러운 차가움과 손바느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교차하며, 작가는 기계적 반복 대신 손의 노동이 드러나는 제작 방식을 통해 매체 간 경계를 탐구하고자 한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박준연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현대사회의 속도 속에서 잊힌 여성의 노동과 삶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촉각적이고 시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며, 차용과 재구성을 통해 현대적 의미를 새롭게 고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박준연(b.1990)은 뉴욕 시각예술학교 순수미술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슈테델슐레 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석사 과정을 마치고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텍스타일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차용과 재구성의 미묘한 차이를 탐구한다. 미술사에서 차용한 이미지, 가정용품, 오픈 소스 그래픽 아트를 재활용하고 재해석하며 독창성과 가정 공예, 개인적 서사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왔다. 그녀의 작업은 텍스타일을 매체로 삼아 시간, 장식, 여성성을 탐구하며 이를 중요한 작업 도구로 삼는다.
https://www.munwh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72
기사/뉴스 포에버 갤러리, 박준연 작가 개인전 ‘Runner's Game’... 여성의 삶과 노동 균형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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