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소꿉친구와 연애를 하다가 헤어졌다 (feat. 채수빈, 공명, 규현)
4,317 22
2024.12.03 09:33
4,317 22

도진역: 공명

해주역: 채수빈

 

#봄

 

ckrhp.png
PTQUK.png

 
근래 들어 도진에게는 작은 고민이 있었다. 
해주에게 사탕 다발을 건네곤 멋쩍게 웃으며 뛰어가는 남자아이를 본 직후였던 것 같다. 
 

evcRY.png

khVhq.png

아닌가. 그 사탕다발을 들고 도진을 바라보던 해주를 본 직후였던가.


DrENv.png
 

"아… 이 놈의 인기는 식지를 않아. 오늘만 벌써 몇 번째인지!"
"좋겠네"
 

mtfHB.png
 

"뭐 먹을래? 너 딸기맛 좋아하니까… 이게 딸기 같다."
"됐어. 나 안 먹어."
"왜? 다른 거 줘?"
"아 됐다고!"

 

qUOws.png
 

"왜 화를 내… "
"화 안 냈어."
"지금 그런 게 화가 났다고 하는 거야."
"아니! 말실수 했어. 아 그러니까, 네가 의리가 없잖아!"
 

uCEVB.png

 

뚱한 얼굴로 복도를 가로지르는 도진을 뒤따라 나온 해주는 한참 동안 꽤 많은 말들을 하고 있었지만, 그 수많은 단어들 중 도진의 귀에 제대로 전달되는 단어는 특별히 없었다. 
어쩐지 등 뒤에 두기보단 품에 감추고 싶어진 마음처럼. 
앞으로 둘러멘 도진의 까만 책가방 속에는 해주에게 주려던 사탕이 예쁘게 포장되어 들어있다.
 

LRQSE.png
 

뭔데? 좀 보여주지? 하며 웃는 해주의 목소리를 들으며 도진은 가방을 더 깊이 품에 감추어 안았다.
 
WQBMY.pngotfOf.pngdYWoH.pngWtGoy.pngQAyBL.pngUqAyk.png
 
어린 시절에 같이 떡볶이를 먹던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친구다.
 
 
#여름
 
LlQvJ.pngGQQHN.png
 
조그마한 손 선풍기를 들고 멍 하니 있는 해주의 볼을 쿡 찍러오는 손.


bWjjO.png

 

도진이다. 아이스크림을 물고 씨익 웃고 있는.
 

grpgR.png
 

"내 마음을 딱 아는 건 진짜 너 밖에 없어."
흘러가듯 내뱉는 해주의 말에 도진의 입꼬리가 자기도 모르게 가볍게 올라갔다.
 
hjctp.png
 
장마가 막 시작되던 무렵의 어린 시절에도 비옷을 입고 골목을 달리던 어린 해주와 도진이 있었다.
 
IbQVg.png
 
우산을 안 가지고 왔다는 해주 앞에서 도진은 의기양양하게 우산을 펼쳤다.
 

tdINc.pngPMKav.pngrKMTE.pnghghyF.png

 

둘이 함께 쓰기엔 터무니없이 작았던 우산을 함께 쓰고 학교를 가로지르는 해주의 시선은 한동안 도진의 어깨에 머물렀다.
흠뻑 젖은 도진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물안개가 이 순간을 감싸고. 해주의 귓가에 두근거리는 심장의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obsAS.png
 
해주가 의자에 앉은 도진의 머리에 젖은 물기를 닦아주는가 싶더니 이내 또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XIDNM.png
 
"아 뭐야."
 

lSMCC.png

 

"뭐가 뭔데?"

 
VEmEw.png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을 이어가는 해주의 손을 도진의 커다란 손이 가볍게 잡아 밀어내고. 도진이 말갛게 해주를 올려다본다.
그 짧은 순간 해주의 눈앞에서 여러 개의 잔상들이 지나갔다.
 

UGkbs.pngzHfTg.pngDlTSq.pngMMXRd.pngAkBCq.pnglSxQu.pngSkxEL.pngAqpWA.pngbGIal.pngBRatK.png

 


QMstx.png
 

내가 방금 뭐 한 거지! 미친 건가!
해주는 조금 전의 상황이 믿을 수 없었다.
 

EjoKu.png
 

"으아아아아!!!"
"해주야 같이 가!"
"오지 마아!!!!!!"
 

FwHWn.png
 

도진을 피해 도망치던 해주의 손 틈새로 도진의 크고 단단한 손가락이 맞물려 잡힌다.
 

yDCqE.pngEPSkH.png


# 가을

 

lagxY.pngENGPy.png

 

'대학생'이라는 말이 제법 어울릴 만해지는 사이, '연인'이라는 관계에도 제법 익숙해진 도진과 해주였다.
타고난 주당이었던 해주는 오늘도 혼자 소주 세병을 해치웠다.

 

TtaOG.pngsorOZ.png
 

해주의 자취방. 아침잠과 술기운이 나른하게 뒤엉킨 사이 해주는 자신의 어깨를 톡톡 치는 손에 겨우 정신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한결같이 뺨을 찔러오는 도진의 손가락이 느껴졌다.
 
yOssT.png
 
양은냄비에 끓인 해장라면을 먹었다. 물론 도진이 끓인 라면이다.
 

CaRtP.png

 

해주의 자취방이었던 공간에는 어느새 도진의 물건들이 자연스레 채워져 있었다. 

이쯤 하면 새롭게 두근거리는 것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것들이 더 많아진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BySoy.pngUxhtC.png
 

빛나는 사원증을 들고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는 해주를 보며 도진은 마치 자기가 취업에 성공이라도 한 양 함께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FVHpJ.png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도진은 해주가 퇴근해 오기 전까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저녁때 맞춰 식사 준비를 하며 해주를 기다렸다.

xJqGm.png
 
첫 월급을 받던 날, 해주는 도진에게 만년필을 선물했다.
 

OHPcv.png
 

스스로 번 돈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어른이 되길 잘 했다. 생각하며 해주는 함박눈처럼 웃었다.

EaHtF.png
 
열심히 준비해 놓은 저녁이 차갑게 식어가는 모습을 도진 혼자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갔다.
"늦었네. 씻고 밥 먹자. 너 좋아하는 순두부 했어."
"미안. 피곤해… "
 
EuUBi.png
 
"그럼 따뜻한 차 줄까?"
"아냐 괜찮아. 내일 또 일찍 나가야해."
 

obXIR.pnggtltC.png

 

도진의 얼굴 위로 몰려오는 시무룩한 기색을 해주는 애써 외면했다.

 
yhOqC.pngyERdx.png
 
도진과 해주는 각자의 회사에서 제각기 바빴다. 적당한 사회생활과 적당한 업무의 연속은 특별히 즐겁지도 특별히 괴롭지도 않았다.
 
EDhRe.png
 
"해주씨, 이제 인턴 곧 끝나죠? 이거 한번 지원해 봐요. 연구2팀이 아예 담당하는 거에요."
상사가 파일 철에서 내민 종이에는 지방 지사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었다. 1년 동안 파견 근무를 하고 난 후에는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분명 좋은 기회다.
 
vCAga.pngbYMjK.png
 
겉으로 보이게는 크게 다를 바 없는 일상이 흘렀다. 
 
Tsite.pngrFIRD.png
 
정장을 입은 채 매일 출퇴근을 하고, 가끔 장을 본 바구니를 들고 있거나 게임 상자를 들고 걷거나.
마치 서로의 반대편을 향해 하염없이 걸어가는 것처럼. 둘은 각자의 앞만을 보고 걸었다.

jXutR.png
 
어느덧. 이사를 준비하는 날이 왔다. 대학시절부터 꽤 긴 시간 동안 둘을 품어주었던 둘의 자취방을 정리하는 날이다.
 

nWmvz.pnghygVW.png

 

두 사람 사이로 짐 상자가 하나둘 씩 쌓이고. 어느새 텅 비어버린 방에 둘은 나란히 앉았다.
 
"진짜 가네."
"응. 진짜 가지."
"해주야."
"응?"
"… … 아니. 밥 잘 챙겨 먹고. 이번 주에는 내가 내려갈게!"
 

UfFwA.png

 

새로운 집에 짐을 풀면서. 해주는 도진의 흔적이 이렇게 많았나 새삼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겨울
 
NhlqV.pngLcMAv.png
 
알림 메세지 같은 것은 오늘도 떠 있지 않았다. 무려 '오늘도'. 마지막 연락을 주고받은 게 언제였더라.
해주는 슬그머니 서운함이 치밀었다.
 
srzmt.png
 
회사 복도에 선 도진은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주의 문자를 못 본 것이 아니다. 다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DcLjx.pngvZqwW.png

 

"도진씨, 펜 있어? 펜?"
"네? 펜이요?"
코트 안 주머니에서 익숙하게 펜을 꺼내 상사에게 내밀던 도진은 순간 심장이 덜그럭하는 것을 느꼈다.
해주가 첫 월급을 받은 기념으로 선물해 주었던 만년필이다. 한때는 아까워서 제대로 쓰지도 못했던.
 

QEtAA.pngqBnSr.png

 
나쁜 놈. 이제야 연락을 해? 문자 보낸 지가 언젠데 한참 만에 답을 해 온 도진이 괘씸했지만 '보고 싶다' 네 글자에 참기로 했다. 그래. 그거면 됐다.
 
fBIBl.png
 
해주의 어깨를 툭툭 치는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당연하게 도진의 손가락이 해주의 볼을 찔러 왔다.
"뭐야 너 진짜… … ."
"미안. 너무 바빴네. 잘 지냈어?"
"그래! 잘 지냈다!"
"오랜만에 만나니까 좋다."
 

oSfLa.png

 

"아! 붕어빵 먹을래? 근처에서 팔더라."

"어? 너 먹어… … "
"맛있는데. 하나 하지?"
"나 팥 안 먹잖아."
순간 둘 사이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 도진이 팥을 안 먹는다는 것 정도는 당연하게 알고 있는 해주였다. 그런데 왜…… 그런 말이 나와버렸을까.
 

uEazH.png

어느새 초저녁을 지나자 함께 가던 단골 가게가 문을 열었다.

 
ybhYZ.png
 
도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지만 해주는 아까부터. 어쩌면 보고 싶다는 도진의 문자를 받았을 때부터 무언가 마음에 가시처럼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예감은 때때로 틀리지 않는다.
 
XTUOE.pngbEoVp.pnggAXcR.pngfgaBE.pngIKVJk.png

 

"해주야… … "
"응?"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 도진의 표정을 그저 바라보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해주였다.
 
bemum.pngUCoib.pngDprOx.pngUReog.png
 
피곤한 눈 비벼가며 그댈 찾던. 혹시 어디 다칠까봐 마음 졸이던. 그런 내가 네 옆에 없을 거야 이젠. 그러니 마음 굳게 먹어야 해. 그대… …
 
briZv.pngpvxQE.png
 
잠이 들어있는 해주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손. 
고개를 돌리면 당연하게 볼을 찔러오는 기분 좋은 손에 웃으며 눈을 뜬 해주의 시야로 텅 빈 방 안의 풍경이 하나 둘 씩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Cklzn.pngJTVXe.pngNIOyD.png
 
혼자 남겨진 겨울 속에서… … 해주는 둥글게 몸을 말아 스스로를 감싸 안으며 눈을 감았다.
 
규현이 2020년~ 2022년에 계절마다 한 곡씩 냈던 프로젝트계에서 마지막날에(겨울), 커피(봄), 투게더(여름), 연애소설 네곡에서 이어지는 드라마 타이즈 뮤비가 나왔었는데 그 뮤직비디오 캡쳐야! 아래는 그 네곡 뮤비 드라마버전 합본
https://youtu.be/A7DOkRNlyo4
 
모두 4편의 규현 뮤비에서 이어지는 연애소설 끝!
 
+) 소설 내가 쓴 거 아님. 규현 앨범에 진짜 소설이 있음.
 
+) 마지막날에 바로 직전 계절에 냈던 곡이 "내 마음을 누르는 일"인데 여긴 유연석 나옴
https://youtu.be/PS_K1Ypi8B0
목록 스크랩 (0)
댓글 2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힐 보[💜바이오힐 보💜] 아침부터 밤까지 촘촘한 ‘올데이 모공탄력’ 루틴 <콜라겐 리모델링 세럼 & 콜라겐 리모델링 부스터샷 프로그램> 100명 체험 이벤트 335 12.02 21,745
공지 【공지】 서버 접속 장애 관련 00:03 12,62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985,94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775,72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115,18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491,10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5 21.08.23 5,430,73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393,64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9 20.05.17 4,978,65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3 20.04.30 5,440,97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218,6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63755 이슈 다른 나라 대통령 방한 중인데 계엄 선포한 윤석열 05:48 143
2563754 기사/뉴스 부끄러움은 대한민국 국민의 몫 [베이징노트] 3 05:46 549
2563753 이슈 민주당: 계엄 해제 국회에 통고 안했고 공고도 안했다 53 05:44 1,763
2563752 이슈 대한민국 역대 계엄령 선포 사유 21 05:42 1,924
2563751 이슈 [속보]러시아'한국 상황 우려스러워..' 37 05:39 2,050
2563750 이슈 몸으로 계엄군 막아낸 시민들 29 05:36 2,590
2563749 이슈 @@: 합류한 군인들 용서가 안되는 점 46 05:35 2,793
2563748 기사/뉴스 누가 국민 안위를 위태롭게 했는가, 대통령이다 7 05:33 1,618
2563747 이슈 무서운 이야기) 간밤에 그 지랄이 났지만 7 05:31 3,146
2563746 이슈 민경욱 전 KBS앵커 페북 업데이트 92 05:30 9,285
2563745 이슈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째가 될 수도 있는 일 40 05:29 3,317
2563744 기사/뉴스 김용현 국방장관 "계엄령?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나" (9월 3일 기사) 43 05:27 2,253
2563743 유머 @ : 계엄군 동정론 나오는 것도 좀 어이 없는 게 157 05:22 9,701
2563742 이슈 12월 3일 윤석열 비상계엄 선포 시간대별 상황.txt 15 05:19 3,875
2563741 이슈 안귀령 대변인에게 총구를 겨눈 군인에 형님들 반응.jpg 91 05:17 10,012
2563740 기사/뉴스 윤석열, 6시간 만에 “계엄 해제” ... 사과나 유감 표명 없었다 113 05:13 8,882
2563739 유머 BBC뉴스 속보 보다가 78 05:12 12,733
2563738 기사/뉴스 [속보]계엄해제안, 오전 4시30분 국무회의서 의결 53 05:07 4,011
2563737 기사/뉴스 속보) 해제안 의결 232 05:05 17,615
2563736 정보 토스퀴즈 17 05:05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