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요즘 아파트가 조경에 공들이는 이유
81,153 379
2024.12.03 09:10
81,153 379

서울 서초구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 설치된 조경시설인 ‘포시즌 캐널’. GS건설 제공

 


서울의 한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을 지낸 A씨는 “집 안을 꾸미는 건 입주민들 각자의 몫이지만 동일한 입지에서 집값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은 결국 단지 내 조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건축 아파트 조합 사무장은 “처음에는 ‘무슨 나무 심고 꽃 심는 데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냐, 이럴 거면 마감재를 더 고급화하는 게 낫다’며 항의하는 조합원들도 많지만 막상 사전점검을 해보면 조경 칭찬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신축 단지들의 ‘조경특화’ 경쟁이 치열하다. 건설사들도 조경을 하나의 BI(Brand Identity·기업정체성)로 가져가면서 화단에 나무와 꽃을 심는 수준을 넘어 개별 단지와 건설사를 상징하는 특화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건설사나 조합이 굳이 드러내지 않은 이유도 있다. 아파트를 홍보하는 데 조경만큼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게 없다는 점이다.

 

조경은 입주민의 거주시설을 제외한 모든 외부 환경디자인을 말한다. 나무와 꽃을 심는 식재공간은 물론 단지 내 잔디, 광장, 놀이터, 산책로, 조명 등 모든 것이 조경으로 분류된다. 한 마디로 입주민들이 자신의 집을 벗어나 누리는 모든 공간에 조경 디자인이 적용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개포 아난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GS건설 조경 담당자는 “실제로 가평 아난티 리조트의 콘셉트를 많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단지 디자인을 설계한 건축사무소가 아난티 리조트를 설계한 업체다. 대지면적의 47.8%를 조경면적으로 활용하는 등 자연친화적 디자인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조경대상’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내 생태공원. GS건설 제공

 


서초구 ‘서초그랑자이’도 자연미를 대한 살린 조경으로 유명하다. 단지 중앙에 축구장 면적의 2.5배 크기인 잔디밭 중앙광장(엘리시안 야드)과 주민들이 쉬어가는 쉼터인 ‘G파고라’ 사이를 연결해 단지 전체가 광장과 이어진다. 이 아파트는 2021년 조경분야 우수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도 조경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다. 단지 내 ‘가든베일리’와 ‘그린 캐스케이드’는 올해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 공간·건축 부분에서 각각 대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가든베일리는 아파트 중심부에 자리잡은 석가산에 초대형 미디어 큐브를 접목했다.

 

이 아파트는 특화된 조경에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한 채가 60억원에 팔려 유명세를 타면서 외부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기도 한다. 이에 주민들이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외부인 출입을 막는 담장 설치를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막는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주민이 단지 내 ‘그린 캐스케이드’를 걸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도시정비사업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2블록은 단지 내에 약 6만5000㎡ 규모의 도심숲을 조성해 탄소배출 제로를 시도했다.

 

건설사들이 특화조경에 힘을 쓰는 이유는 일단 조합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조경만큼 적은 돈을 들여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전체 사업비에서 조경이 차지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조경은 전체공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수행하기 때문에 남는 분양수익으로 특화가 가능하고 조합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2블록에 조성된 ‘네추럴 티 하우스’. 현대건설 제공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상가나 분양 수익이 예상보다 잘 나와 사업비가 남아도 단지 마감재를 새로 고급화할 수도 없고, 전체 동에 고급화를 적용하려면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며 “반면 조경은 사업비를 조금만 투자해도 큰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기존 수행한 특화조경과 각종 수상경력을 내세워 수주전에 활용하기도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조경특화 경쟁은 ‘남는 장사’에 해당한다. 온실가스 감축이 국가적 과제인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 내에 녹지를 많이 조성할수록 탄소저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36153

목록 스크랩 (1)
댓글 37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블랑네이처X더쿠💚]마법같은 피지조절로 하루종일 완벽한 피부 #피지제로쿠션 체험 이벤트(300인) 415 00:09 7,00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097,83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620,44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054,68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845,50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4 21.08.23 6,282,28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232,39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1 20.05.17 5,893,68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2 20.04.30 6,278,3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189,4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37322 기사/뉴스 봉준호의 '미키 17', 개봉 4일차 100만 관객 돌파 [박스오피스] 11:53 1
337321 기사/뉴스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본 국힘, 이승만·박정희 찬양···“선견지명 있었어” 8 11:47 385
337320 기사/뉴스 이재명 46.3%·김문수 18.9%·한동훈 6.9%…李, 차기 대선 적합도 1위 2 11:41 247
337319 기사/뉴스 이찬원, 서너 번 정독한 애정 도서는? “경제 철학 아직도 기억나” 3 11:37 474
337318 기사/뉴스 인건비 부담에 '쪼개기 알바' 성행... 몇 시간 근무길래? 3 11:35 877
337317 기사/뉴스 일본인 68% "개헌 찬성"…73% "헌법에 '자위대' 명기해야" 2 11:33 386
337316 기사/뉴스 “악수 청했는데 갑자기”…인간 공격한 1억3천만원짜리 로봇의 정체 2 11:28 1,244
337315 기사/뉴스 조인성, 13년만에 소속사 나왔다…FA 대어 [공식입장] 8 11:21 2,147
337314 기사/뉴스 '굿데이' 홍진경 "지디 집 앞에 함바집 차리기 가능" 팬심 고백 [텔리뷰] 4 11:16 883
337313 기사/뉴스 박수영 "이재명식 단식 아닌 물과 소금만, 정식으로 하다보니 쉬운 일 아니구나 싶어" 183 11:14 10,681
337312 기사/뉴스 저출산 해결 나선 게임사들…1억원 주는 회사까지 25 11:06 1,409
337311 기사/뉴스 팬미팅 행사서 방탄소년단 진에게 뽀뽀한 50대 일본 여성, 성추행 혐의 입건 10 11:02 2,169
337310 기사/뉴스 여 "민주, 선관위 국정조사·특별감사관 동참해야" 9 10:55 754
337309 기사/뉴스 돌아온 제이홉, 3만 7500여 관객과 함께한 서울 공연 성료 15 10:52 1,430
337308 기사/뉴스 출생아 수 ‘깜짝 반전’에도…지난해 한국인 12만명 사라져 4 10:50 1,407
337307 기사/뉴스 12·3 계엄에 국격 하락, 민주주의 지수도 역대 '최악' 2 10:46 759
337306 기사/뉴스 "전한길, 어찌됐건 보수의 전사"…홍준표, 지지자 우려에 감싸 3 10:44 716
337305 기사/뉴스 조갑제 “대국민 호소용 계엄은 헌법에 없어…尹 8대0으로 탄핵될 것” 15 10:33 1,714
337304 기사/뉴스 지난해 국민 1인당 돼지고기 30㎏ 먹었다… “삼겹살 선호” 4 10:22 1,147
337303 기사/뉴스 '한 달 200 벌어요'...2030 청년 사장님, 빚은 평균 1억 5천 11 10:21 2,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