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영 매출 100억 클럽 중 절반 이상…'K-뷰티 제2 전성기''넘버즈인', '닥터지', '라운드랩', '롬앤',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CJ올리브영 지난해 매출 상위 TOP10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들이다. 공통점은 인디(신생)·중소 브랜드라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국내외 대기업 뷰티 브랜드를 제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올영 세일 기간에는 상위 10위권 모든 상품이 중소 브랜드였다.
최근 인디·중소 브랜드가 국내외 뷰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도 중소 업체와 적극 협업하며 동반 성장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백억 클럽'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인디 뷰티 브랜드다. 현재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10곳 중 8곳은 중소 브랜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화장품 시장에서도 인디 브랜드 활약이 두드러진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48억2000만달러(한화 약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중 33억달러(한화 약 4조5000억원)가 중소기업 실적이다.
과거 K-뷰티는 대기업이 중국을 중심으로 실적을 냈다면,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화장품 유통기업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는 미국 이커머스 아마존에서 선크림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연매출 3000억원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변화하는 뷰티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인디브랜드 지원·양성에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K슈퍼루키 위드 영'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20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기업 상품에 적합한 해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전문 인력들이 중소 업체를 돕는다.
화장품 브랜드 창업 문턱이 낮아지면서 인플루언서·유명인들이 자신만의 인지도를 활용해 뷰티 브랜드를 만드는 사례도 등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 조민씨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70대 유명 유튜버 박막례씨도 W컨셉을 통해 뷰티 브랜드 '례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뷰티 시장에 진입하는 중소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23%씩 증가했다. 연평균 4000개의 신규 업체가 생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을 이른바 '로또'라고 부르며 뛰어들고 있는데,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도 눈에 보인다"며 "대기업에서도 중소 업체를 인수하는 상황인 만큼 인기가 계속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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