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이곳
내부는 더 혼란스럽다
뭐하는 곳인지도 헷갈릴 만큼 굿즈로 가득찬 이곳은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미용실 sai(사이)
이런 정신 사나운 곳에서 머리 자르는데 집중이 될까 싶지만
의외로 꽤나 잘 나가는 유명한 점포인데
그 이유는 이곳이 오타쿠를 위한 미용실이라서
약 15년동안 평범한 미용실을 운영해오던 점장님이, 가게를 하라주쿠에 이전하며
평소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을 겉으로 대폭 드러낸 미용실을 꾸며보기로 맘먹고
미용실에 찾아가기 어려워하는 덕후들이 오기 편한 곳을 만들겠다며 나섬.
그래서 좌석도 이렇게 굿즈로 가득하고
기다리는동안 맘껏 애니/버튜버 영상 시청이 가능
어린이 손님은 미용 도중 게임도 가능
점장님이 옆에서 잘할때마다 호응해줌
평범한 미용실이라면 패션잡지가 놓여있을 곳에도
만화책과 성우 사진집이 놓여있음
그리고 좋아하는걸 표출하기 위해 만든 곳인만큼
점장이 가끔 코스프레하고 일하러 나타나는등 덕질표출에 거리낌이 없고
직원들도 덕력이 좀 되는 사람들 뿐이라 아예 코스프레를 하고 일하는 직원도 존재
당연하지만 머리 자를때는 붕대풀고 육안을 빛내면서 작업함
아무튼 오타쿠를 위한 미용실이라는 취지를 가장 잘 살린 특화분야가
애니캐 헤어스타일 재현과 염색. 코토리베이지는 당연히 전문이다
평범한 미용실에서 애니캐 사진 보여주며 '얘처럼 해주세요' 하기에는 부담큰 덕후들이 많이 찾아가고
최대한 2D와 비슷하게 염색, 스타일링하는게 중요한 코스플레이어도 자주 방문하는 점포.
이런건 또 캐릭터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해주는게 완성도가 높기도 하고... 일단 부탁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
그냥 굿즈와 덕후들로 가득찬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아서 찾아가는 사람도 있음.
게다가 비용이 한국돈으로 6만원부터 인데,
일본 미용실이 원래 비싸단 점에다 도쿄 도심지의 가게인걸 고려하면 헐값수준.
당장 주변 가게들은 커트만 7~15만원치 기본으로 받는 동네임.
참고로 연예인 중에서는 애니송 업계에서 엄청나게 유명한 가수 LiSA가 이 미용실을 애용하고 있고
성우/가수 사이토 슈카가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십여년째 헤어를 전담받고 있는 중.
그리고 슈카는 단순한 유명 손님을 넘어서 가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인데
애초에 이 가게가 탄생한 계기가 슈카.
왜냐면 점장님의 최애작이 러브라이브 시리즈고
그 슈카도 러브라이브 선샤인에서 활동중인 성우라는점.
점장님이 럽라 데뷔이후 열심히 활동해나가는 슈카를 보고 용기를 얻었고,
사소하게라도 응원하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게 쌓여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아무튼 하라주쿠로 가게를 이전하며 지금의 덕스러운 매장을 차렸는데
이게 또 하라주쿠가 배경인 4세대작 러브라이브 슈퍼스타와 인연이 되어서...
상상도 못할 '러브라이브X미용실 콜라보'를 맺는데 성공.
지금도 주기적으로 콜라보 기획을 열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음
그냥 본인 분야에 꾸준히 몰두하기만 해도 덕업일치 성덕이 될 수 있단걸 보여주는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