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화훼 농가 “장례식장보다 시위 현장 근조 화환으로 먹고 삽니다”
7,528 42
2024.12.02 16:51
7,528 42
UgDIyw

각종 시위·집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근조 화환이 화훼 농가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훼 농가에선 “장례식·결혼식보다 시위 현장에 보내는 화환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근조 화환 시위는 200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충북 청원 오창산단 내 호수공원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청원군청 현관에서 근조 화환 시위를 한 것이 초창기 사례다. 이후 각종 정치 집회에 산발적으로 등장하던 근조 화환은 2010년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서초동·여의도 집회의 ‘단골 소품’이 됐다. 최근엔 아이돌 등 연예인 스캔들을 규탄하는 조화 시위로 연예 기획사가 밀집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시위 현장의 근조 화환은 정의·공정성·민주주의 등 주요 가치가 죽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같은 추모사를 적던 리본엔 ‘공학 결사 반대’(동덕여대 시위) ‘사법부는 죽었다’(이재명 영장 기각 규탄) ‘한동훈 비대위는 트로이 목마’(한동훈 반대 시위) 같은 구호가 적힌다. 한 화원 업주는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주춤한 화환 매출을 각종 집회가 먹여 살리고 있다”며 “시위에 화환을 보내는 아이디어를 누가 낸 것인지 몰라도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주도 “근조 화환은 도자기 화분이 원가에 포함되는 난(蘭) 같은 제품보다 마진이 훨씬 높은 ‘효자 품목’”이라고 했다.


일부 화훼 업자는 ‘근조 화환’ ‘축하 화환’과 함께 ‘시위 화환’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에서 상품 광고를 하고 있다. 시위용 화환은 ‘무료 회수 서비스’를 해준다는 업체도 있다. 다만 미신고 집회 현장에 화환을 보낼 경우 ‘불법 노상 적치물’로 간주돼 철거될 수 있다. 화훼 업체들은 ‘시위 화환’ 주문이 들어올 경우 “미리 신고된 집회지요?”라고 확인하고 “미신고 집회의 경우 현장에서 철거될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하거나 아예 주문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화환을 집회·시위에 사용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합법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선거 기간 화환 설치를 금지하는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과도한 화환 시위가 ‘시각 공해’라는 시각도 적잖다. 실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규탄하는 근조 화환 200개가량이 서초동에 몰려왔을 때, ‘유창훈 축사망’ ‘자손 대대로 천벌을’ 같은 문구가 지나친 인신공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엔 성수동 주민들이 각종 아이돌 규탄 조화 시위에 “동네가 무슨 장례식장이냐”며 불편을 호소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추모의 상징인 화환을 정치 구호의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에 증오와 혐오가 개입하고 있다”며 “비방성 화환을 ‘표현의 자유’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때”라고 했다. 반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집단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을 모으는 것”이라며 “조화 시위는 비교적 평화로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한국적 문화”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73716?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4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열 오른 그날, 시원한 휴식을 위한 <디어스킨 에어쿨링 생리대> 체험 이벤트 384 04.16 27,40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20,5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435,15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598,9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815,30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693,74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620,86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356,65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62,45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694,08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89988 이슈 잘나가는 K콘텐츠…英-日 제치고 넷플릭스 인기도 2위 1 02:28 115
2689987 이슈 상처받기전에 선수치는 연예인들 2 02:19 1,053
2689986 이슈 군대 로맨스까지 말아주는 <신병3> 02:14 311
2689985 이슈 오늘자 마녀배달부 키키가 된 엔믹스 해원.jpg 1 02:14 467
2689984 이슈 드라마 온에어 11화, 신인배우 캐스팅 확정의 순간 4 01:52 1,816
2689983 이슈 핫게간 사장 아들 냅다 모델로 쓴 광천김 회사 ㄹㅇ 웃긴부분ㅋㅋㅋㅋㅋ 30 01:46 3,905
2689982 이슈 먹지룽 진순이 꼬들면 13 01:29 1,943
2689981 유머 자다가 엄마가 옷 벗겨서 빨래돌렸는데 13 01:29 4,486
2689980 기사/뉴스 100년만에 찾은 제주 관아의 종 24 01:27 2,282
2689979 정보 오늘 낮 기온 29도 예상인 대구 20 01:27 2,032
2689978 유머 저속노화 너구리라면.jpg 47 01:21 4,011
2689977 이슈 최근 미국에서 외모 관련 패러디로 비판 받은 SNL 13 01:20 4,196
2689976 유머 고독한 미식판 후이바오🩷🐼 러심후난 9 01:10 1,240
2689975 이슈 오늘자 한국드라마 넷플릭스 패트롤 순위 6 01:10 2,430
2689974 이슈 멕시카나 핫치필링 41 01:04 4,743
2689973 기사/뉴스 휴가 중 성폭행하려던 군인, 범행 후 母에게 “심신미약 주장하면 돼” 19 01:04 2,515
2689972 이슈 18년 전 오늘 발매♬ 타키 & 츠바사 '×~ダメ~/Crazy Rainbow' 01:04 452
2689971 기사/뉴스 하하♥별, 자식농사 대박났네…7세 막내딸, 엄마 닮았는데 영어 박사[SCin스타] 10 01:03 2,625
2689970 이슈 [런닝맨] 최다니엘한테 일침 날리는 지예은 15 01:02 3,555
2689969 이슈 새벽 1시 멜론 TOP100 프리징 순위 3 01:01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