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금준의 담다디談] '개그콘서트'보다 못했던 '지금 거신 전화는'의 아이러니
2,855 1
2024.12.02 15:44
2,855 1
onPpXn


[전자신문 이금준 기자]


우리나라는 유엔 총회에서의 결의에 따라 1993년부터 12월 3일을 '세계 청각장애인의 날'로 지정, 청각장애인의 권리와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 깊은 날을 앞두고 악재가 터졌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수어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방송한 MBC '지금 거신 전화는' 1회에서 홍희주(채수빈 분)가 뉴스를 수어로 통역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러던 중 '산'을 뜻하는 수어가 방송 송출 오류 탓에 반복됐고, 앵커를 비롯한 제작진이 수어를 손가락 욕으로 해석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시청자들을 찾았다. 특히 극 중 앵커 나유리(장규리 분)가 "이거 산이지 않냐? 뫼 산? 잘했다. 엿 제대로 먹여줬다. 아니, 뫼 산"이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것은 물론, 홍희주가 자신의 남편 유연석을 향해 다시 한번 가운데 손가락을 내미는 장면도 포함돼 공분을 더했다. 제작진은 논란이 확산되자 일주일이 지난 2일에서야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소재"라면서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뤄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해당 장면이 충분히 인식되고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것을 고백한 것과 다름없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면서도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제작진의 설명에 쉽사리 고개가 끄덕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작진 말대로 수어는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소재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을 두고 "두 사람이 어렵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에 다다르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소통 도구인 수어의 가치를 오롯이 전달하는 작품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약속에 쉽사리 믿음을 보내긴 어려워 보인다. 반면 지난 1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에선 '수어'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묻어난 코너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아는 노래' 코너는 변진섭의 '숙녀에게'의 가사를 청각 장애를 가진 나현영에게 첫눈에 반한 송필근의 이야기로 재해석해 특별한 감동을 안겼다. 나현영은 자신의 처지를 오해했던 송필근을 향해 수어로 '미안하다'라는 메지시를 보냈으며, 송필근은 나현영을 위해 수어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 뭉클함을 더했다. 아울러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은 무대 위에서 "사랑은 들리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웃음도 똑같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웃음을 드리겠다"라고 수어로 전해 의미를 더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30/0003263083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079,10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605,16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043,5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816,05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3 21.08.23 6,271,77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224,47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1 20.05.17 5,879,00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2 20.04.30 6,271,1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183,5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48875 유머 새로운 드라마 시작한다고 하면 이거 1빠로 궁금한 사람들있음.txt 13:26 172
2648874 유머 실수인척 직장 상사 암살하는 법 6 13:21 737
2648873 이슈 레고랜드 근황 13 13:21 1,404
2648872 이슈 현재 전국 날씨.jpg 20 13:20 1,550
2648871 기사/뉴스 "교육부, AI 교과서 채택 위해 예산삭감 압박?" 13:20 108
2648870 기사/뉴스 “237% 폭등에 칼 빼 들었다”.. 美 정부, 가격 안정 위해 ’10억 달러’ 지원 결정 2 13:18 351
2648869 기사/뉴스 교육부 "새 학기 시작 후 AI교과서 사용까지 1~2주 소요" 5 13:18 252
2648868 이슈 아이칠린 이지 _ 방탄소년단 상남자 챌린지 1 13:17 170
2648867 이슈 이니스프리 vs 에스티로더 vs 설화수 - 윤아에게 가장 찰떡인 브랜드는? 13 13:17 312
2648866 이슈 사랑은 콩다콩 이한누리 플러팅 수준.gif 2 13:16 464
2648865 이슈 하루에 치킨 19씩 먹는 여자.jpg 38 13:15 3,013
2648864 이슈 팬들이 자꾸 자기한테 똥개라고 해서 한국어선생님한테 뜻 물어봄 3 13:15 1,421
2648863 유머 이유 없이 나에에 돈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3 13:13 1,325
2648862 유머 어이없이 웃긴 강태오-미미 조합.x 5 13:13 981
2648861 이슈 미국에서 역대 pure sales (음반) 가장 많이 팔린 kpop 아티스트 top 10 13:13 450
2648860 유머 신천지 단톡방에 나타난 의문의 사나이 4 13:12 1,483
2648859 이슈 우리 그냥 결혼하면 안 될까? 돈은 내가 열심히 벌 테니까 3 13:10 1,892
2648858 팁/유용/추천 매년 3월에 찍은 고양이 사진으로 달력 만드는 집사 6 13:09 1,076
2648857 이슈 미키17에서 독재자 연기하면서 좀 과한데? 라고 생각했으나 지금보니 너무 담백해서 다큐같다는 마크 러팔로 25 13:08 2,601
2648856 기사/뉴스 영국 연구소 "한국, 결함 있는 민주주의"…10계단 하락 15 13:08 1,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