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우리 애 힘드니 부서 바꿔줘요"…대기업 35%, 부모전화 받았다 [뉴 헬리콥터 부모]
41,910 473
2024.12.02 09:15
41,910 473

국내 한 증권회사 부서장 박유진(가명·46)씨는 최근 신입사원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애가 고객 응대를 힘들어하고 실적 목표를 부담스러워하니 영업부에서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는 얘기였다. 처음엔 부모가 전화를 걸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잘못 걸었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박씨는 재차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진짜임을 알고 당황했다고 한다.

 

올해 초 국내 유통 대기업 인사팀 과장 박서형(가명·41)씨는 직원 아버지가 보낸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A4용지 4장 분량의 편지는 “유학을 가겠다는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게 요지였다. 아버지는 “상사가 힘들게 해서 아들이 그만두겠다는 게 아니냐”고 으름장도 놨다.

 

성인 직장인 자녀의 회사 생활까지 개입하는 ‘과잉양육(overparenting)’ 부모가 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휴가 일정, 연봉 협상, 부서 배치까지 자녀 회사일에 일일이 참견하는 식이다. 불편한 소통을 기피하는 자녀 대신 부모가 직장 상사나 인사팀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많다. 1990년대 초 탄생한 개념인 ‘헬리콥터 부모’(청소년 자녀 머리 위를 맴돌며 모든 일에 간섭하는 부모)의 과보호가 성인 직장인 자녀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에 ‘젠지(GenZ‧1990년대 중·후반생 세대)’ 직원을 채용한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중앙일보가 국내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금융업·지주사 포함) 소속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40명 중 35%(14명)가 “본인이나 동료가 직원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연락한 주체는 직원의 어머니가 78.6%(11명)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는 7.1%(1명)였다. 부모가 연락한 이유는 문의(78.6%)가 대부분이었다. 부서 이동, 수당·상여금 등 급여, 휴가, 복장 규정 등 내용은 다양했다.

 

정보통신(IT) 분야 한 대기업 팀장은 “직원 아버지가 ‘지방에 제사를 지내러 가야 하는데 깜빡하고 반차를 못 냈다고 하니 급히 처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인사팀의 채용 담당 과장은 “탈락한 지원자 부모가 ‘우리 아이 스펙이 얼마나 좋은데 합격 안 시키냐’고 따졌다”고 전했다. 한 금융사 부서장도 “가족 여행 계획을 깜빡하고 휴가계획을 보고 못 했다며 일정 좀 조정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김주원 기자

 

기업 인사담당자 약 58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후일담이 속출했다. 지난 10월 한 카톡방에선 “무단 퇴사한 신입사원의 부모가 ‘애가 잘 몰라서 그랬다. 다시 받아 줄 수 없겠냐’ 하더라” “아버지가 대신 사직서 내용을 썼다” 등의 에피소드가 올라왔다. 한 회계법인에선 팀장은 신입 회계사의 부모로부터 “퇴근 후 학원가야 하는데 야근이 이렇게 잦아 어떡하냐”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부모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신고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소속 2년 차 간호사 A씨(25)의 어머니는 병원에 전화해 “왜 휴게시간을 안 주느냐. 아이가 밥도 못 먹고 일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겠다”고 항의했다. 얼마 뒤 중노위 조사관이 실제 병원을 방문했다. 조사 과정에서 병원 측이 휴게 시간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고 A씨 부모가 진정을 철회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병원 관계자는 “직원 부모의 컴플레인이 노동 당국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1년에 한 번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선 대학입시만큼 부모 개입이 더 자주,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채용 공고가 나면 부모들이 문의하는 건 다반사고, 입사설명회에 대신 참석하기도 한다. 국내 한 유통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코로나19 기간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열자 부모들로부터 어떻게 입장하느냐는 문의 전화를 수십통 받았다”고 말했다. 한 채용 대행사 관계자는 “면접 때 부모가 따라와 대기실에 같이 들어가려고 하거나 ‘언제 끝나냐’고 묻는 일이 요즘은 공채 때마다 벌어진다”고 전했다.
 

김주원 기자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04595

목록 스크랩 (3)
댓글 47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077,756
공지 오전 11시 10분 부터 서버 작업으로 1분 이내 짧은 접속오류 있을 수 있습니다. 24.09.13 16,07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603,17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043,5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815,4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3 21.08.23 6,270,76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224,47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1 20.05.17 5,877,6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2 20.04.30 6,271,1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183,5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48779 이슈 러시아와 중국이 해고된 미국연방공무원들 채용 생각한다고 11:35 85
2648778 유머 아기 구경하는 돌고래 11:34 265
2648777 이슈 (누적 조회수 500만 이상) '엠키타카 선정' 내란 사태 속 양심을 지킨 의인들 1 11:33 153
2648776 유머 교수 암살 시도하는 대학원생.jpg 6 11:29 1,323
2648775 유머 이집트에서 수천년간 내려온 격언 11 11:25 2,014
2648774 유머 나이들면서 저절로 쌓인 능력.jpg 15 11:20 3,066
2648773 기사/뉴스 '5만 원' 더 내라는 일본…'3000 원' 깎아주겠다는 한국 9 11:16 2,942
2648772 유머 고대 이집트는 휴가가 잘 보장된 사회였음 4 11:13 1,305
2648771 이슈 <너드미의 정석> 너드미란 무엇인가? 6 11:13 1,704
2648770 이슈 보테가베네타 촬영차 출국하는 스키즈 아이엔 6 11:13 817
2648769 유머 X에서 알티타는 에스파같다는 바이크...X 7 11:12 1,530
2648768 이슈 드라마 <이혼보험> New 티저 8 11:11 2,200
2648767 유머 세대별 초인종 울렸을 때 반응.shorts 19 11:10 1,882
2648766 유머 물에 잠겨버린 고대도시 헤라클레이온 22 11:09 2,739
2648765 이슈 감독이 살빼라고해서 "설국열차"에 나오는거 같은거 먹고 8키로 뺏다는 티모시 샬라메 9 11:07 5,036
2648764 이슈 북극곰에 관한 재밌는 사실 4 11:06 636
2648763 이슈 세전 🦐 세후 🍤 9 11:05 1,744
2648762 이슈 김혜성 시범경기 1호홈런.gif 12 11:05 862
2648761 이슈 오늘자로 확정된 WWE 레슬매니아 41 여성경기 챔피언쉽 매치 라인업 5 11:03 307
2648760 이슈 일본의 중고품을 취급하는 창고에서 찾은 누군지 모르는 일본 할머니의 영정 사진에 태국 음식을 올리는 태국인 20 11:02 4,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