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된 얼굴의 이해인은 연기를 마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가족의 사랑, 팬의 응원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는 이해인은 "지난 시간은 정말 힘들고도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며 "이번 복귀전은 단순한 하나의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각오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이해인은 "국가대표라는 소중한 자리를 다시 얻어 그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는 선수가 되겠다. 나를 끝까지 믿어 주신 팬 여러분께 드리는 진심 어린 사죄의 첫걸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해인은 "피겨선수로서만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며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처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빙판에서 훈련 중이었다는 이해인은 "솔직히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인용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너무 서럽게 울었다"며 "그 와중에도 훈련 시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스케이트를 탔다"고 돌아봤다.
이해인의 목표는 2026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다.
이해인은 "나도 언젠가 올림픽 무대에 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이제 올림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빙판에 등장할 때나 구성요소 하나하나를 수행할 때마다 터져 나온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모두 또렷하게 들었다는 이해인은 "선수들은 보통 긴장해서 함성이나 응원 등 외침을 잘 못 듣는데, 오늘은 팬들과 눈을 맞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득점을 받은 이해인은 굉장히 놀라면서도 크게 기뻐했다.
이해인은 "솔직히 기대하지 못했다. 열심히 한 만큼 조금이라도 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며 "하나하나 잘 풀렸고, 좋은 점수가 나와서 너무 기뻤다"고 웃었다.
이해인은 연맹의 조사와 징계, 가처분 등을 거치며 몸이 아프기도 하고 우울증세를 경험했지만, 팬의 응원 덕에 잘 연습해왔다며 팬들에게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만 연맹과 대립 구도로 비춰지는 것에는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해인은 "연맹과 갈등하려던 게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 과정의 오해와 논란이 속상하다는 이해인은 "빙상 발전을 위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맹과 더 성숙한 자세로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며 "팬분들과 빙상계 관계자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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