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용산 박승환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제13대 선수협 회장을 선출했다. 10개 구단 중 56%의 인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36%의 득표율을 기록한 양현종이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김현수 전 회장의 발표를 통해 13대 회장으로 소개된 양현종은 "1000여 명의 선수를 대표하여 중책을 맡겨 주신 선·후배 분들께 삼사하다. 2년 동안 협회장으로서 솔선수범했던 김현수 전 회장에게도 감사한 말씀을 전한다"며 "회장이 된 만큼 선수들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서 선·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곧바로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양현종은 취임 소감을 묻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부담도, 걱정도 된다. 하지만 김현수 전 회장님께서 '편하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필요할 때가 있으면 언제든 도움을 주겠다'고 흔쾌히 말씀을 하셨다"면서도 "조금 부담은 된다.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부담감이 가장 크다. 선수협을 만들어 주셨던 예전 선배님들께서, 저희가 잘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꾸준히 최대한 좋은 선수협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11~12대 회장이었던 (양)의지 형과 (김)현수 형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선수로서 많이 느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바통을 이어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선배님들 또는 형들이 했던 자리에 흠집이 나지 않게 내가 해야 되는 부담감이 있다. 부담감이 많이 있다"고 재차 말했다.
회장으로 당선된 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현안은 무엇이었을까. 양현종은 "ABS와 피치클락, 피치컴에 대한 것이다. 이건 당장 내년에 결과가 나와야 되고, 선수들도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총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현수 형도 '사무총장님이 아는게 더 많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고,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당선이 됐다는 소식이 들었을 때 ABS와 피치클락에 대한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선수협의 행보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KBO는 지난달 6일 2025시즌을 위한 ABS, 피치클락 운영 및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관련 통합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KBO 허구연 총재와 박근찬 사무총장,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 및 운영 실무진, 경기운영위원회, 심판위원회, 기록위원회와 함께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 방송 관계자들이 함께 했는데, 선수협에서는 오태곤(SSG)을 비롯해 김민수, 김민혁, 조이현(KT)까지 4명의 선수 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양현종 신임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런 것도 선수협의 문제인 것 같다. 나도 가족여행을 갔는데, 개인적으로 한두 달 전에 공지가 됐었다면 했다. 이사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KBO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식을 접했던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서 참석을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의견을 논의할 것이 있다면 최대한 팀 주축 선수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까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KBO도 더 잘 받아들일 것이고, 선수협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김현수가 회장을 맡으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해 팬 서비스 기회를 대폭 늘렸는데, 양현종 또한 이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양현종은 "올해 정말 많은 야구 팬분들이 생겼다. 그에 대한 감사함을 갖고 있고, 내년에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팬분들에게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지금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보다는 겨우내 사무총장님, 부회장님들과 대화를 하면서 1000만 관중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할 것이다. 팬들에게 대한 감사함, 고마움을 더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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