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즈반도의 촌동네, 이즈노쿠니시 다쿄에 있는 중화요리집 이아루
제목대로 점장이 덕후인걸로 유명해진 가게인데,
일본에 오타쿠 한둘 있는것도 아니고 그걸로 유명해지나? 싶지만
점장님이 무려 호텔 조리장 출신. 호텔 중식당 경력 20년에 양식, 파티셰 연수까지 받은 진짜 셰프.
헌데 이런 분이 어쩌다가 덕질에 빠져서 성지순례도 다니고 굿즈를 사모으는 흔한 덕후가 되었다
심지어 아내분도 덕후, 딸아들도 모두 오타쿠인 덕후집안.
딸이 어디 온리전 나가서 몇살때 무슨 동인지 냈었는지 SNS로 얘기하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부모
이쯤에서 가게 이름도 다시한번 돌아봐야 하는데 중화요리에 이아루......
맞음. 보컬로이드 GUMI&카가미네 린의 그 곡에서 따온게 맞음
비덕후 손님들이 물어보면 '중국어로 '하나둘' 다가가는 존재가 되고싶어 지었다'라고 설명했다고.
아무튼 약 30년 전, 20대 나이에 호텔에 취업해서 30대에 조리장을 맡고 호텔 직원 분과 결혼까지한 점장님은
10년 전 쯤에 호텔을 퇴직하고 꿈이였던 개인점포를 차리게 되었는데...
사실 개업당시에는 일반적인, 그냥저냥 먹고사는 동네맛집으로 만족하고 있었다고.
왜냐면 위치가 도심과 상당히 떨어진 시골동네였기 때문에... 짤은 근처 '다쿄역'
굳이 어필 한다고 장사가 더 잘 되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던 곳.
그런데 개점 3년이 지날때 쯤.... 이웃도시인 누마즈에서 러브라이브 선샤인이란 작품으로 성지순례붐이 일어났고
마침 당시 우연히도 따님에게 영업당해서 부부 함께 러브라이브를 파고있던 점장님
집에 갖고있던 럽샤인 굿즈를 꺼내와 가게에 장식하기 시작하면서 덕후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
곧바로 성지순례할때 한번 가보면 좋은 가게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특히 차량을 가진 오타쿠들이 많이 들렸는데, 이타샤의 성지라고 해도 될 정도.
물론 밥집인만큼 입소문이 퍼지는데 도움이 된건 굿즈가 아니라 밥맛.
호텔에서 20여년 일한 조리장 경력이 덕질한다고 어디가는게 아니라서,
뭘먹어도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
애초에 호텔 나와서 가게차린 첫번째 이유도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였기 때문에
갈때마다 호텔급 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맛도 좋은데 오타쿠까지 챙겨주는 최고의 집이 된것
당장 여기 간다하면 팬들이 많이들 추천하는 메뉴가 볶음밥인데,
'중국집 실력을 재는 기준은 볶음밥'이라는 격언을 생각하면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알만함
그렇게 덕후들 입소문을 탄 덕분에, 럽라에는 1초도 등장한적 없는데 럽라 잡지에 실려서 소개받기도.
그리고 여기서부턴 럽라 덕후들이 놀랐던 부분.
가게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이 점장님의 경력인데
이분이 조리장을 맡았던 호텔이...
러브라이브 선샤인 작중에도 등장하는 아와시마 호텔
작중에서 멤버 본가로 등장하는데다 콜라보도 오지게 해서 러브라이버라면 모를수가 없는 탑급 성지임.
수십년 전 본인이 근무했던 호텔이 '우연히' 현재 덕질중인 작품에서 등장했고,
그 덕분에 호텔 나와서 차린 가게에서 양쪽 수혜를 모조리 받을 수 있었다는 기적같은 사례.
어디서 어떻게 인연이 생길지 인생 모른다고들 하지만 이쯤되면 신기할 따름.
점장님의 집도 럽라 선샤인의 주무대인 누마즈 우치우라에 존재.
그리고 덕질을 시작하게 만든 따님분이 나온 중학교는
선샤인에서 멤버들이 다니는 우라노호시 여학교의 모티브가된 나가이사키 중학교.
실제로 수업을 하는 진짜 중학교라서 외부인은 절대 출입금지기 때문에
따님은 덕질 중이면서 학교 내부까지 둘러본 몇 안되는 팬이기도 함.
럽라를 부모에게 영업한 계기도 재학중에 이곳이 성지가 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였으니
이쯤되면 어떻게든 럽라와 엮일 운명이 아니였을까 싶을정도
그리고 지금도 점장님은 가게와 함께 해피덕질라이프를 보내고 있어야 했는데.....
https://x.com/chinaiaru12/status/1852689373520871778
얼마 전 SNS로 이 가게의 소식이 전해졌으니
'당장 내일 폐업해도 이상할게 없는 상태'라는 충격적인 보고.
위치 자체가 너무 안 좋았던걸 덕후들과 단골로 버티고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여행객들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관심도 줄어들며 경영난에 빠져 있었던것
이 소식이 '유명한 성지는 언제까지나 존재할것'이라 내심 여기던 팬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응원하는 팬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폐점이라는 위기를 당분간 넘어가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요리는 너무 저렴해서 가게에 수익이 별로 안 남으니 음료나 사이드같은걸 추가주문 하라'는 추천글도 퍼지고
팬들끼리 단체예약을 잡기도 하면서 가게를 살리려고 각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