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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총 8부작 중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5화까지만 봤을 때는 이 모든 게 그저 빌드업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노인지와 한정원은 평범한 듯하면서도 이상한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루즈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나른하며 물 흐르듯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의문점이 해결되기는 커녕 계속 빌드업만 쌓이고 있어 몰입감이 떨어진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통해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계속 형성되기는 하는데 그게 끝이다. 이 분위기 속에서 어떠한 걸 말하고자 하는 지는 잘 다가오지 않는다. 그 분위기에 불을 지필 인물로 노인지의 곁을 맴도는 수상한 남자 엄태성(김동원 분)이 등장하긴 하는데 이 또한 빌드업 과정에 불과하다. 무언가 일이 발생할 것만 같은 느낌만 계속 반복된다.
연령대가 19세 이상인 만큼 수위 높은 장면들이 초반 다소 연출된다. 아름답게 포장되긴 했으나 주인공의 시선에서 따라가다 보면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물들이 그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던,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전사가 나오지도 않아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다만 이러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열연은 빛난다. 특히 작품 초반부터 끝까지 오묘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서현진의 나른한 표정 연기가 압도적이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서현진의 연기력 덕분에 노인지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불안감에 잠식당한 공유의 연기력 또한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서현진과의 결혼 생활로 점차 변화하기 시작하는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한 기간제 결혼이라는 전혀 알 수 없는 형태의 결혼 생활을 시작해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의 모습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나른하면서도 차분하다. 미스터리 멜로가 어떠한 느낌인지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도 이러한 장르라는 걸 한 번에 알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그쳤다. 남은 회차에서 이 모든 떡밥을 다 수거한 결말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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