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씨가 만난 한 남성 팬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자 팬들 때문에 응원 문화가 무슨 아이돌 응원처럼 바뀌었어요. 팀이 아니라 개인,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응원이 야구장 분위기를 망치고 있어요. 야구를 유행처럼 소비하는 경향도 크고요. 여성 팬이 늘어난 게 실제로 무슨 도움이 되나요? 20대 여성들이 애 낳아서 팬들 늘릴 것도 아니지 않나요?”
스포츠 팬의 역할이란 경기 관람에 있는 거 아니었나요? 언제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팬들을 늘려야 하는(그것도 낳아서 말이죠) 사명까지 지니게 됐는지 저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여성 팬에 대한 이런 편협한 시각은 야구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헤소니님’은 이렇게 써주셨습니다.
“제가 헬스를 한다고 했을 때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자세를 제대로 해야 돼. 한번 해 봐, 봐줄게’라는 거였어요. 필라테스를 한다고 하면 ‘그래, 여자 몸에는 필라테스가 좋아’라고 말하고요. 정작 한 번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요!
최근에는 손흥민 선수가 좋아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챙겨보는데요, ‘손흥민만’ 응원하면서 축구 본다고 하면 안 된대요. 참나, ‘고귀한 취미’에 저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끼어드는 게 정말 싫은가 봅니다.”
물론 남성 팬이라고 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남성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여성의 ‘애호’에는 ‘순수성’과 ‘진정성’을 의심하는 태도는 여전히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든 의심이든, 여성 팬을 그저 자신이 편한 어느 한 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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