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치료법이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네 살 딸 사랑이의 치료비용을 위해 전국 곳곳을 돌며 후원을 요청하고 있는 전요셉 씨가 29일 오후 최종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 마중 나온 사랑이와 뽀뽀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사실 아빠는 슬프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네가 세상에 와주고 아빠의 딸이 돼줘서 감사하고 행복해. 너는 아빠와 엄마의 보물이고 모든 것이야. 사랑아 사랑해”
희귀병을 앓고 있는 4살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740㎞ 국토대장정에 나선 아빠가 ‘작지만 큰 기적’을 일으켰다.
연합뉴스와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충북 청주의 시골교회 목사 전요셉씨(34)는 지난 5일 부산~서울 대장정에 나섰다. 그는 24일 만에 740㎞를 걸어 29일 최종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의 딸 ‘사랑이’는 듀센근이영양증(DMD·Duchenne Muscular Dystrophy)을 앓고 있다.
신경계 근육 희귀질환인 듀센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점 퇴화해 10세 전후로 보행 능력을 잃고, 20대에는 호흡기 근육 장애로 자가 호흡마저 힘들어지는 희귀병이다.
그는 해당 질환에 대해 “근육이 점점 소실돼 10대에 휠체어를 타고, 30대에 운명하는 치명적인 희귀난치병”이라고 설명하며 “사랑이를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에 있고 치료제의 골든타임은 만 4~5세”라고 전했다.
그는 치료비가 330만달러(약 46억원)에 달한다며 “거대한 장벽이 앞으로 가로막고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이에게 기적을 가져다주기 위해 먼 여정을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46만명에게 1만원씩 후원받는 ‘만원의 기적’을 꿈꾸며 지난 5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출발한 전씨는 하루 40㎞씩 걸었다.
그의 대장정은 SNS에서 주목받았고 언론 보도로도 이어졌다. 740㎞를 걷는 동안 13억7000만원의 온정이 답지했다.
전 씨는 연합뉴스에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 길을 걸어도 내일이 어두워 보였는데, 어느 순간 한분 한분이 작은 빛들을 모아주셔서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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