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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강박이 된 사회가 만든 괴물…영화 '서브스턴스'

무명의 더쿠 | 13:50 | 조회 수 2107

젊어지는 약 손댄 여배우의 파국…데미 무어 혼신의 연기 눈길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인간은 모두 늙는다는 건 누구든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특히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게 의무처럼 여겨지는 여성들은 조금이라도 더 늦게, 덜 늙으려 사력을 다한다.

대중 앞에 서는 여자 연예인들은 어떨까. 눈코입은 물론이고 가슴, 엉덩이, 다리 심지어 머릿결까지 '나노 단위'로 품평 당하는 게 일상인 이들이 느낄 외모 강박이 어느 정도일지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영화 '서브스턴스'(원제: THE SUBSTANCE)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분) 역시 늙어가는 자신을 혐오하는 한물간 배우다.

그는 젊은 시절 뛰어난 외모 덕에 팬들의 사랑을 몰고 다녔다. 그러나 반짝이던 청춘이 끝나자 그를 추앙하던 사람들도 함께 사라졌다. 오스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영광은 이젠 없다.

50줄에 접어든 그는 유일한 일자리인 에어로빅 쇼프로그램 진행자 자리에서도 잘린다. 프로듀서인 하비(데니스 퀘이드)는 풋풋하고 탱탱한 대체자를 구하겠다고 선언한다.

엘리자베스가 상심에 빠진 사이 뜻밖에 회춘할 기회가 온다.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이용하면 "더 나은 버전의 나", 즉 더 어리고 섹시한 나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여성 감독인 파르자가 이토록 강렬하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통해 비판하려는 건 뒤틀린 남성 시각이 만들어낸 외모지상주의다.

극 중 "여자 나이 쉰이면 끝난 것", "예쁜 여자는 웃어야 한다", "저런 코를 달고 있을 바에 그 자리에 가슴이 달린 게 낫겠다"라고 말하는 인물을 모두 남자로 설정한 건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감독은 특히 남성 중심의 미디어 산업으로 인해 젊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강박과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를 통렬하게 꼬집는다. 엘리자베스를 끊임없이 가스라이팅하던 하비가 객석에 앉은 채로 수가 대포처럼 뿜어내는 피를 고스란히 맞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의 이름이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39년형을 선고받은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과 동명인 것도 우연처럼 보이진 않는다.

엘리자베스는 데미 무어(62)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겹쳐 보인다. 무어는 '사랑과 영혼'(1991)으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만인의 연인으로 거듭났지만, 세월이 흐르며 점차 인기는 식어갔다. 결혼과 이혼 등 사생활 관련 가십이 타블로이드에 오르내렸고 흥행 배우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무어는 엘리자베스 역에 캐스팅되기 위해 파르자 감독에게 자신의 이런 파란만장한 삶이 담긴 자서전을 건네기도 했다.

 

 

  무어는 생애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이 작품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과 점차 광기에 휩싸여 자아를 잃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고 강렬하게 표현한다. 그를 보며 "커리어 사상 최고의 연기", "연기 인생 3막이 열렸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무어는 외신 인터뷰에서 "엘리자베스 역할이 날 찾아왔던 것 같다"며 "내 결점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런 장면을 통해 스스로를 인정하고 감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영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가혹한 비판과 비교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12월 11일 개봉. 141분. 청소년 관람불가.

 

 

 https://m.entertain.naver.com/movie/article/001/001507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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