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독교 이단 단체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소속 학생들이 지방의 국립대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를 장악, 5년간 회장 등 주요 임원직을 독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령 동아리’를 우수 동아리로 선정해 상금을 지급하는 등 비위도 다수 적발됐다.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학 총학생회 측은 신천지 소속 총동연 임원들을 전격 파면시켰다. 대학 측은 학칙에 따른 처분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역 교계도 공식 항의할 뜻을 표명했다.
28일 국민일보가 단독 입수한 신천지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충남대 총동연 회장·부회장직을 맡은 임원(재학·졸업생 포함) 10명 모두 신천지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천지 내부 공동체에서 이들과 같은 소속 회원(현재 신천지 탈퇴자)이었던 A씨가 제공한 자료에는 해당 총동연 임원진의 신천지 내부 활동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총동연을 통해 학교 소강당을 빌려 신천지 모략포교 행사를 개최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임원진 독점을 통한 신천지의 총동연 장악 뿐만 아니라 공금 횡령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신천지 소속 임원이 활동하던 2022년과 지난해 총동연 측은 4개 동아리를 포함한 30여 곳을 각각 우수 동아리로 선정, 상금(각 30만원)을 시상했다.
하지만 재학생들에 따르면 이 가운데 4개 동아리는 실제 활동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특히 이들 동아리 중에는 신천지 소속 재학생이 해당 동아리 회장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개별 동아리까지 접수, 포교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학생자치조직인 충남대 총대의원회는 지난 25일 특별 감사 회의를 열고 해당 사실 파악에 나섰다. 감사 결과 총대의원회는 총동연에 대해 ‘자료 보존 및 관리 부실’ ‘분과장 선거 개입’ ‘업무 방기’ 등을 사유로 집행부 해산 및 학칙 처벌을 결정했다. 동아리 분과장들은 ‘총동연 임원회 탄핵소추’ 결정으로 임원직에서 파면됐다. 충남대 측은 “총대의원회 요청시 특별감사 보고를 통해 사실 여부를 추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측의 총동연 장악은 기독교 동아리 피해로 이어졌다. 총동연 소속 한 기독동아리 회장 C씨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엔 길거리에서 붕어빵을 나누며 전도했는데, 팬데믹 이후로는 총동연 측에서 학칙 위반이라며 제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 열릴 예정이었던 학내 기독 연합회의 연합 전도행사도 무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대전서노회 이단상담소장인 양형주 바이블백신센터 원장은 “팬데믹 이후 동아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신천지 소속 학생이 쉽게 총동연 임원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총동연 활동을 하면서 신천지 모략포교를 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건전한 기독 동아리들의 활동에 대한 일부 제재도 알게 모르게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교계는 조만간 학교와 총동연 측에 정식 항의할 계획이다.
https://m.news.nate.com/view/20241129n0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