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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CG가 없던 시절 화살씬을 촬영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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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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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감독의 17번째 영화 '거미집의 성'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일본 센고쿠 시대 사극으로 재해석한 음산한 드라마로, 서사 전반은 맥베스를 충실히 따라가나 결말은 맥베스에 해당하는 와시즈가 부하들의 배신으로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각색됐다. 배신자의 최후를 배신으로 매조진 구로사와는 와시즈의 죽음을 보다 공포와 광기어린 장면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화살의 방향, 무엇보다 와시즈 역을 맡은 미후네 토시로의 동선이 충분한 리허설로 준비됐을 때 감독은 액션을 외친 뒤 미후네를 향해 궁사로 하여금 진짜 화살을 쏘게 한다. 


사람만 맞는 화살이 아닌 데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화살이 벽에 빼곡히 박혀야 하는 장면, 구로사와 감독은 실제 화살을 심지어 공기압축기를 써서 확실하게 벽에 박히게 한 뒤 수백 발을 쏘아댔다. 사정을 모르는 미후네 토시로의 연기는 (물론 그는 이미 훌륭한 배우였으나) 죽음에 대한 공포, 이를 피하기 위한 처절한 몸짓을 오롯이 담아냈다. 



미후네는 이미 촬영 전날 화살을 쏠 궁사가 전문가가 아니라 제자인 궁도부 학생들임을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친 뒤였고, 촬영 당시엔 와이어에 연결된 화살이 최후엔 와시즈의 목을 관통하는 '장치'만 굳게 믿고 있던 터라 카메라 바로 옆에서 수백 발의 화살을 쉼 없이 쏘게끔 지시한 감독의 '컷' 사인이 끝나자마자 구로사와를 향해 "나를 죽일 셈이냐!"며 거칠게 달려들었다.



스태프의 만류로 귀가한 뒤에도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던 미후네는 그길로 집에 있는 산탄총을 들고 구로사와 감독의 집에 들이닥쳐 똑같이 당해보라고 길길이 날뛰었는데, 이후 그는 술만 거나하게 취하면 칼을 들고 구로사와가 묵는 여관으로 달려가 죽여버리겠다고 왕왕 고함을 쳐 감독을 꼼짝 못 하게 했는가 하면, 사석에서 농반진반으로 "구로사와 놈, 그 자식은 바주카포로 죽여 버릴 거야"라고 엄포를 놔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훗날 그는 "구로사와를 죽이지 않으면 언젠간 내가 죽으리라 생각됐다"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공포와 분노에 대한 회고로 자신의 난동(?)을 해명했다.


https://img.theqoo.net/yZYy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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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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