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CG가 없던 시절 화살씬을 촬영하는 방법
4,931 10
2024.11.29 00:01
4,931 10
hBGsDQ
yTSahE
UKPFxN
vAqDCT


구로사와 감독의 17번째 영화 '거미집의 성'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일본 센고쿠 시대 사극으로 재해석한 음산한 드라마로, 서사 전반은 맥베스를 충실히 따라가나 결말은 맥베스에 해당하는 와시즈가 부하들의 배신으로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각색됐다. 배신자의 최후를 배신으로 매조진 구로사와는 와시즈의 죽음을 보다 공포와 광기어린 장면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화살의 방향, 무엇보다 와시즈 역을 맡은 미후네 토시로의 동선이 충분한 리허설로 준비됐을 때 감독은 액션을 외친 뒤 미후네를 향해 궁사로 하여금 진짜 화살을 쏘게 한다. 


사람만 맞는 화살이 아닌 데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화살이 벽에 빼곡히 박혀야 하는 장면, 구로사와 감독은 실제 화살을 심지어 공기압축기를 써서 확실하게 벽에 박히게 한 뒤 수백 발을 쏘아댔다. 사정을 모르는 미후네 토시로의 연기는 (물론 그는 이미 훌륭한 배우였으나) 죽음에 대한 공포, 이를 피하기 위한 처절한 몸짓을 오롯이 담아냈다. 



미후네는 이미 촬영 전날 화살을 쏠 궁사가 전문가가 아니라 제자인 궁도부 학생들임을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친 뒤였고, 촬영 당시엔 와이어에 연결된 화살이 최후엔 와시즈의 목을 관통하는 '장치'만 굳게 믿고 있던 터라 카메라 바로 옆에서 수백 발의 화살을 쉼 없이 쏘게끔 지시한 감독의 '컷' 사인이 끝나자마자 구로사와를 향해 "나를 죽일 셈이냐!"며 거칠게 달려들었다.



스태프의 만류로 귀가한 뒤에도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던 미후네는 그길로 집에 있는 산탄총을 들고 구로사와 감독의 집에 들이닥쳐 똑같이 당해보라고 길길이 날뛰었는데, 이후 그는 술만 거나하게 취하면 칼을 들고 구로사와가 묵는 여관으로 달려가 죽여버리겠다고 왕왕 고함을 쳐 감독을 꼼짝 못 하게 했는가 하면, 사석에서 농반진반으로 "구로사와 놈, 그 자식은 바주카포로 죽여 버릴 거야"라고 엄포를 놔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훗날 그는 "구로사와를 죽이지 않으면 언젠간 내가 죽으리라 생각됐다"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공포와 분노에 대한 회고로 자신의 난동(?)을 해명했다.


https://img.theqoo.net/yZYyrg
https://img.theqoo.net/ZSbBWk


진짜로 쏨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랄헤이즈x더쿠✨] 착붙 컬러+광채 코팅💋 봄 틴트 끝판왕🌸 글로우락 젤리 틴트 신 컬러 체험단 모집! 316 04.07 16,07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93,06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243,21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63,42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569,53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99,11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41,0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2 20.05.17 6,261,51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72,95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83,29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79737 유머 걷기로 살 빼는게 힘든 이유 22 03:02 3,178
2679736 이슈 영화 <콘클라베> 엔딩장면에 대한 감독의 의견 6 02:55 1,129
2679735 이슈 부지런한 엔프피 미야오 나린 4 02:48 841
2679734 이슈 한국영화음악계에서 빼고 말하기 어려울것 같은 인물 16 02:40 2,397
2679733 이슈 나는 여행을 다녀와서 캐리어 바퀴를 닦는다 vs 안 닦는다 179 02:21 4,350
2679732 이슈 ?? : 초보운전 때 엄청 천천히 다녀도 경적 안 울리더라 21 02:13 3,444
2679731 이슈 이수혁 당신은 광공 탈락 입니다.jpg 38 02:02 4,028
2679730 이슈 목에다 차면 7일뒤에 죽는 목걸이.jpg 48 01:57 5,977
2679729 이슈 16억 영끌해서 상가 분양받은 3대 모녀의 결과 133 01:56 16,635
2679728 이슈 38년 전 오늘 발매♬ TM NETWORK 'Get Wild' 2 01:55 538
2679727 이슈 1년전 발매된 선재 업고 튀어 OST 이클립스 "소나기“ 10 01:54 738
2679726 이슈 나없는 사이 친구가 내 자취방에 사고침 61 01:50 6,927
2679725 이슈 워렌 버핏 할배가 보여주는 트럼프 재난으로부터의 위기 관리 대응 25 01:47 3,072
2679724 유머 안성재 : 영국 음식 중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뭐에요? / ??? : 영국 음식을 잘.. 안먹.. 어요 12 01:44 2,962
2679723 이슈 엔시티 마크 타이틀곡 1999 오케스트라 녹음 영상.x 4 01:41 947
2679722 이슈 아직도 계속 고양이 입양을 시도하고 있다는 고양이 살해범 12 01:39 2,651
2679721 이슈 레드벨벳 아이스크림 케이크 데모버전 음원 풀림 13 01:39 2,429
2679720 이슈 믹스팝의 원조격인 노래 01:38 1,075
2679719 이슈 16년 전 오늘 발매♬ alan '久遠の河' 01:33 634
2679718 이슈 1899년에 미래를 보고 글을 남긴 조상님 27 01:33 4,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