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CG가 없던 시절 화살씬을 촬영하는 방법
4,943 10
2024.11.29 00:01
4,943 10
hBGsDQ
yTSahE
UKPFxN
vAqDCT


구로사와 감독의 17번째 영화 '거미집의 성'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일본 센고쿠 시대 사극으로 재해석한 음산한 드라마로, 서사 전반은 맥베스를 충실히 따라가나 결말은 맥베스에 해당하는 와시즈가 부하들의 배신으로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각색됐다. 배신자의 최후를 배신으로 매조진 구로사와는 와시즈의 죽음을 보다 공포와 광기어린 장면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화살의 방향, 무엇보다 와시즈 역을 맡은 미후네 토시로의 동선이 충분한 리허설로 준비됐을 때 감독은 액션을 외친 뒤 미후네를 향해 궁사로 하여금 진짜 화살을 쏘게 한다. 


사람만 맞는 화살이 아닌 데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화살이 벽에 빼곡히 박혀야 하는 장면, 구로사와 감독은 실제 화살을 심지어 공기압축기를 써서 확실하게 벽에 박히게 한 뒤 수백 발을 쏘아댔다. 사정을 모르는 미후네 토시로의 연기는 (물론 그는 이미 훌륭한 배우였으나) 죽음에 대한 공포, 이를 피하기 위한 처절한 몸짓을 오롯이 담아냈다. 



미후네는 이미 촬영 전날 화살을 쏠 궁사가 전문가가 아니라 제자인 궁도부 학생들임을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친 뒤였고, 촬영 당시엔 와이어에 연결된 화살이 최후엔 와시즈의 목을 관통하는 '장치'만 굳게 믿고 있던 터라 카메라 바로 옆에서 수백 발의 화살을 쉼 없이 쏘게끔 지시한 감독의 '컷' 사인이 끝나자마자 구로사와를 향해 "나를 죽일 셈이냐!"며 거칠게 달려들었다.



스태프의 만류로 귀가한 뒤에도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던 미후네는 그길로 집에 있는 산탄총을 들고 구로사와 감독의 집에 들이닥쳐 똑같이 당해보라고 길길이 날뛰었는데, 이후 그는 술만 거나하게 취하면 칼을 들고 구로사와가 묵는 여관으로 달려가 죽여버리겠다고 왕왕 고함을 쳐 감독을 꼼짝 못 하게 했는가 하면, 사석에서 농반진반으로 "구로사와 놈, 그 자식은 바주카포로 죽여 버릴 거야"라고 엄포를 놔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훗날 그는 "구로사와를 죽이지 않으면 언젠간 내가 죽으리라 생각됐다"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공포와 분노에 대한 회고로 자신의 난동(?)을 해명했다.


https://img.theqoo.net/yZYyrg
https://img.theqoo.net/ZSbBWk


진짜로 쏨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스알엑스 체험단 100명 모집💙 신입 코스알엑스 보습제 더쿠 선생님들께 인사드립니다! 779 04.18 81,58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94,91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73,33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88,2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969,35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57,74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4 20.09.29 5,675,79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30,58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728,20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92,6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06183 이슈 전소미 2025 FAN MEETING [CHAOS] 12:01 54
1506182 이슈 이천수 "일본 목표가 월드컵 우승이라고?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1 11:58 170
1506181 이슈 해태제과 x 미니덕트 콜라보 ‘버터링' 충전기 출시 26 11:55 1,072
1506180 이슈 VVS 븨븨에스 'Tea' MV (Performance Ver.) 4 11:54 149
1506179 이슈 요즘 괜찮은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다 맞벌이인듯 11 11:53 1,513
1506178 이슈 공주라는 이유로 퀸 마더에게 가장 고통받은 켄트 공작부인 마리나 5 11:53 760
1506177 이슈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에게 맛있다고 알려주지 않는 음식 16 11:51 1,482
1506176 이슈 공항 출국하는 키스오브라이프 멤버들 11:49 365
1506175 이슈 너무 깊게 들어오는 머글때문에 곤란해진 오타쿠들 ㄷㄷ..jpg 41 11:47 2,742
1506174 이슈 바쁘게 바람피운 나가노 메이 3일간의 일정 104 11:42 9,828
1506173 이슈 어떻게 들어간거야 5 11:39 949
1506172 이슈 헤어진 ex 헐리우드 커플 중에 공동육아 잘하는걸로 유명한 브래들리 쿠퍼, 이리나 샤크 17 11:34 2,416
1506171 이슈 스타벅스도 '카공족' 퇴치 나섰나…"30분 이상 비우면 자리 정리" 171 11:33 8,266
1506170 이슈 [궁] 레전드인 명동 길거리 키스씬 2 11:32 699
1506169 이슈 남편이 바람은 폈는데 이혼은 안합니다. 이혼하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저는 전업이고 남편이 세후 1800씩 벌고 344 11:31 20,726
1506168 이슈 TWS와 함께 스무 살을 Play! : TWS 새 앨범 ‘TRY WITH US’ 리뷰 4 11:31 198
1506167 이슈 [라디오스타] 귀화 후 발급받은 민증 자랑하러 나왔지만 아직도 왜색이 짙은 강남 26 11:30 3,536
1506166 이슈 한국에서 무시를 당했다던 어느 외국인의 깨달음 8 11:29 2,295
1506165 이슈 수료식에서 훈련병 대표 신고 하는 세븐틴 원우 6 11:27 969
1506164 이슈 배우 노정의 살 조금 붙었던 시절.gif 37 11:26 4,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