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마쓰도시에 있는 마루가메 제면 점포. /조선비즈DB
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GRS가 최근 일본 유명 우동 프랜차이즈 ‘마루가메제면(丸亀製麺)’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과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주고 대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롯데GRS는 햄버거, 커피, 도넛 등에 이어 우동으로 외식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마루가메제면은 1985년 일본 효고현에서 8평짜리 선술집으로 시작했다. 이후 40여 년이 지난 현재 12개 국가에서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거대 우동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2012년에는 토리돌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서울 홍대 인근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10여 개 점포를 운영했다.
그러나 2019년 7월부터 ‘노재팬(No Japan)’으로 불린 일본산 불매 운동이 벌어지면서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뒤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닥쳤다. 결국 마루가메제면은 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1년 한국 사업을 철수했다. 철수 시점은 공교롭게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3년이 지난 2024년 마루가메제면은 롯데GRS와 손잡고 다시 국내에 상륙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리돌은 서울에 1호점을 열 예정이다. 이후 플래그십(중심) 매장도 개장하고, 공항과 쇼핑몰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입점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3년 내로 50개 이상 점포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토리돌은 밝혔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토리돌 측이 이전 실패 원인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직진출에서 찾았다. 롯데GRS처럼 한국 부동산 시장과 소비자 수요에 대한 오랜 업력을 갖춘 대기업과 손잡으면 이전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 셈이다.
브랜드 포지셔닝 전문가 김소형 데이비스앤컴퍼니 컨설턴트는 “마루가메제면은 일본 현지에서 3000원대에 팔리는 저렴한 우동 브랜드”라며 “외식업 경기가 침체라고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빠르게 혼자 먹을 수 있는 저가 음식에 대한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GRS는 꾸준히 선전했다. 올해 3분기에도 롯데GRS는 롯데리아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매출(2607억원)이 5% 늘고 영업이익(129억원)은 50% 급증했다. 새 브랜드에 손을 뻗칠 만한 여력이 충분했다는 뜻이다.
다만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한번 국내에 진출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동은 일본 대표 음식이라는 대중성을 갖추고 있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신선함이나 기발함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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