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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골든글러브는 ‘개인상’인데… 계속된 ‘우승 프리미엄’ 부각, 화살은 선수에게 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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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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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개인의 활약에 ‘팀’이라는 잣대를 억지로 들이밀어 소모적인 논쟁을 해야 하는 걸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로 선정된 81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포지션은 역시 유격수다.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와 SSG 랜더스 박성한이 단 하나의 ‘황금장갑’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공격에서는 박성한이 한 수 위에 있다는 평가다. 올 시즌 박성한은 137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01 OPS 0.791 10홈런 67타점 13도루로 맹활약했다. 출루율(0.380)과 OPS, 볼넷(64개)은 동 포지션 1위다.

박찬호도 134경기에 나서며 타율 0.307 OPS 0.749 5홈런 61타점으로 좋은 성과를 남겼지만, 박성한의 활약을 따라잡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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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타자의 생산성을 계산하는 wOBA(가중출루율)는 모든 통계 사이트에서 박성한이 확연히 앞서며, 이에 기반해 구장 보정 등을 더한 wRC+(조정득점생산력) 역시 박성한이 104.0을 기록해 95.7에 그친 박찬호를 넉넉히 제쳤다.

타격 지표만으로 계산되는 야구 통계 사이트 KB리포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박성한이 3.48을 기록해 2.09에 그친 박찬호를 넉넉히 제쳤다.

주루에서도 누가 앞선다고 장담하긴 힘들다. 추가 진루 횟수 등에서 박찬호가 강점을 잘 살렸지만, 도루는 오히려 성공 횟수가 더 적은 박성한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박찬호의 도루 성공률이 단 60.6%에 불과한 탓이다.

 

...

 

그런데 실제 분위기는 여러모로 다르다. 박찬호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의견이 많다. ‘우승 프리미엄’을 이유로 들면서 말이다.

KIA는 올해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그 과정에서 박찬호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반대로 박성한의 SSG는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에서 패해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지 못했다. 따라서 박찬호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든글러브는 엄연히 ‘개인상’이다. 선수 개인이 1년 내내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가 가장 우선해야 할 판단 준거다. 반 평균 성적이 전교 꼴찌라고 해서 그 반에 있는 전교 1등 학생이 무시당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팀 성적을 아예 안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도 선수 간의 성적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비등비등할 때 팀 성적을 보고 약간의 ‘가산점’을 주는 정도여야 한다. 팀 성적이 개인 성적을 뒤집는 것은 그야말로 ‘주객전도’다.

 

....


우승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워 긍정하는 여론은 ‘역효과’를 부르기도 한다. 해당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촉발하는 것이다.

당장 올해 우승 프리미엄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이에 반발하는 반응도 인터넷상에서 적지 않게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박찬호가 시즌 중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꺼내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박찬호도 수비상 수상 후 인터뷰를 통해 ‘나는 생각도 하지 않는데 화젯거리가 됐다’라며 피로감을 드러낸 바 있다. 설사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더라도 박수 받지 못할 것 같다며 푸념까지 했다.

결국 일부의 우승 프리미엄 강조가 돌고 돌아 선수를 상처입히는 안타까운 결과까지 이어진 셈. 그럼에도 우승 프리미엄은 여전히 개인상 수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나마 예전보다는 덜하다고는 해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팀의 순위는 정규시즌 승패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144경기를 치르고도 순위를 정하지 못한다면, 순위 결정전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된다. 개인상도 마찬가지다. 선수 개인의 성적에 초점을 맞춰 지지하고 건강한 토론의 장을 벌이면 될 일이다.

우승 프리미엄과 같은 팀적인 요인은 개인의 성적으로 순위를 정하지 못했을 때 쓰게 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굳이 성적을 뒤집는 요인이라고 강조해서 소모적인 논쟁을 만들고 선수들에게 화살이 가게 만들 이유가 없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내달 13일 공개된다. 올해 어떤 결과가 나오던 수상자에게는 박수가 향하면서도, ‘개인상’이라는 골든글러브의 정체성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출처 : 데일리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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