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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타이타닉 침몰사건의 영웅들: 노블리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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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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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타이타닉 침몰이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도 했음.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은 구명보트에 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배에 남았으며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에 무엇을 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영화에 묘사된 것처럼 조타실 문을 잠그고 침수될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설과 다른 선원들과 함께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물에 휩쓸려 가라앉았다는 설 등 여러 가지의 설이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목격되기 직전까지 구조에 힘썼다고 하며, 끝까지 배에 남았기에, 선장은 배와 운명을 함께한다의 모범적인 사례 중 하나가 되었다.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선장 , 그리고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 좌초사고의 선장 프란시스코 스케티노와 여러모로 대비되는 분이다.

-배의 설계자인 토머스 앤드루스는 승객들의 구명보트 탑선과 뜰 만한 물건들을 던지는 것을 돕다가 1등실 흡연실에 조용히 들어가서 배와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 이때 흡연실에 고귀하게 남기로 한 사람은 앤드루스 뿐만이 아니라 다른 (1등실) 승객들도 있었다. 어떤 승객들은 카드 게임을 계속했으며 당대 저명한 언론인이었던 윌리엄 T. 스티드는 조용히 독서를 하고 있었다. 이들 또한 모두 가라앉는 배에서 품위있는 최후를 맞았다.

-흡연실에 있던 1등실 승객들 중 윌리엄 스티드는 세계 언론 역사상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인데, 바로 현재의 인터뷰 기법 기사를 사상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그리고 한국과의 인연도 특별한데, 1907년 대한제국 고종의 헤이그 특사를 직접적으로 도와준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대한제국의 처지에 개인적으로 동정을 보이는 각국 대표단들은 많았지만 러시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대표단들은 자국의 계산된 국익을 따라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았다. 오직 스티드만이 만국 평화회의장에 입장을 거절당한 헤이그 특사 인터뷰를 당시 특별 발행되던 '만국 평화 회의보'에 실어주었으며, 그만큼 파급력이 컸다. 스티드는 이후에 헤이그 특사와 국제 기자단간의 기자간담회도 성사시켰으며, 이들 덕에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헤이그 특사 관련 보도가 그나마 남아있는 편이다.

-기관장인 조지프 G. 벨을 포함한 많은 기관사/기관부들과 화부들이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2분 전, 그러니까 배의 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자리를 계속 지키면서 배의 전기를 작동시키는 작업을 하며 배와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 상선사관들 중 항해사들과 달리 기관사들은 전원 순직했다. 이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고군분투 했는데 전속항해 중이던 타이타닉의 기관이 달아오를대로 올라있어서 여기에 차가운 해수가 닿으면 폭발할 위험이 있었다. 또한 사고가 난 시각이 밤이었기에 전기가 없다면 구조를 위해 달려오는 타 선박들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을 것이고, 승객들의 안전한 탈출 또한 불가능했다.

-월리스 하틀리가 지휘를 맡은 8명의 악단은 배가 침몰하기 불과 10분 전까지 곡을 연주하고 서로에게 행운을 빈 후 헤어진 뒤의 연주는 이들의 생애 마지막 연주가 되고 말았다. 이후 악단원 중 유일하게 월리스 하틀리 시신만이 그의 바이올린과 함께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으나, 시신을 인양한 이후와 타이타닉 잔해 및 기록의 최초 발견 이후에도 그 바이올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이타닉과 함께 심해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으나, 2006년 영국에서 하틀리의 마지막 바이올린이 나타나면서 추측이 깨지게 되었다. 이후 7년간 검증하면서 진품이라고 확인되었으며, 2013년 10월 19일 영국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90만 파운드(약 15억 5,000만원)에 판매되었다. 이 부분은 2015년 6월 7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어졌다.

-2등실 승객이었던 가톨릭 사제 토머스 바일스 신부는 구명보트 승선을 거절하고 사람들의 구명보트 승선을 도왔고, 구명보트를 타지 못하고 죽을 운명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갑판 위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다가 선종했다. 이 때,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심지어 유대교 신자까지 종파를 가리지 않고 같이 기도했다고 한다.

-추리소설가 잭 푸트렐도 1등석 승객으로 이 배에 탔다가 37세의 나이로 요절했으며, 탐정 밴 두젠 시리즈를 내며 인기를 끌던 터, 미발표된 원고 6편을 가지고 배에 탔다가 원고도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아내였던 릴리 메이 푸트렐(결혼전 성은 필(peel))을 구명보트에 태우고 자신은 배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백만장자인 철강업자 벤저민 구겐하임은 자신은 살 수 없음을 직감하고, 현지처였던 프랑스 가수 Léontine Pauline Aubart와 하녀를 보트에 태운 후 선원의 구명조끼를 거절하고 턱시도로 갈아입은 뒤 자신을 따르는 하인과 함께 "우리는 가장 어울리는 복장을 입고 신사답게 갈 것이다."라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시가와 브랜디를 즐기며 배와 함께 최후를 맞이했고, 그의 딸 페기 구겐하임이 여기서 물려받은 유산으로 콜렉션한 예술 작품들이 베네치아 구겐하임 미술관 설립의 초석이 되었다. 카메론의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정장 차림으로 실크햇을 쓰고 중앙 계단의 의자에 앉아 시가와 와인을 즐기다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1등실 탑승객 중에서도 가장 부자였던 사람은 부동산업자 존 제이콥 애스터 4세였다. 그는 당시 불과 19세였던 새 신부 매들린과 함께 유럽여행을 떠났다 귀국하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매들린을 구명보트에 태운 후 항해사 라이톨러에 의해 탑승을 제지당한 애스터는 이후 생존자들과 함께 옥상 갑판에 있던 접이식 보트를 띄우려고 노력하다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쓰러지는 연통에 깔려 다른 몇몇 희생자들과 함께 사망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잭 도슨의 친구가 연통에 깔려 사망하는 묘사가 있다.

-뉴욕에서 유명한 메이시 백화점을 소유하고 있는 스트라우스 부부는 금슬이 좋은 노부부였다. 이지도르 스트라우스가 구명보트 승선을 거절하자 그의 아내인 아이다 스트라우스도 선원의 구명보트 승선 제안을 거절한 다음 하녀 엘렌 버드에게 모피 코트를 건네주고 자기 대신 구명보트에 태운 뒤 남편과 함께 운명을 맞았다. 이지도르 스트라우스가 승선을 거부한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 때문이었다. 주변에 있던 지인이 노부부가 함께 승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함께 승선하라고 권유했지만, 이시도르는 "나는 다른 이가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누리고 싶지 않네" 라고 말하며 승선을 거부했다. 참고로 이때는 아직 배의 운명을 깨닫지 못하고 구명보트에 타기보다 배에 남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때였지만 아이다 스트라우스는 엘렌에게 모피 코트를 건네며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라고 말했으므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 타이타닉 영화에서는 물이 들어오는 선실 침대에 둘이 함께 껴안고 누워있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이 내용은 2016년 3월 13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되었다.

-두 명의 마르코니 사 직원들인 타이타닉 호의 통신사들도 선장이 이만 물러나가도 좋다고 한 후에도 퇴선하지 않고 가라앉아가는 통신실에서 끝까지 남아 전파를 보냈다. 이 중 해럴드 브리드는 살아남았지만 잭 필립스는 순직했다.

-남편이 금광을 발견해 하루아침에 떼부자가 된 1등실 승객 마가렛 토빈 브라운(몰리 브라운)은 구명보트에서 가장 앞장서서 노를 저었으며 생존자를 구조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조타수 히친스(충돌 당시 배를 맡고 있기도 했다)는 거절했고, 히친스가 자꾸 구조를 반대하자 계속 그렇게 구시렁대면 바닷속에 쳐넣어 버리겠다고(...)말했다고 한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사교계에서 졸부 취급받던 몰리 브라운은 이 당시 영웅적인 구조 행동으로 이후 사교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고, "침몰 불가능한(unsinkable) 몰리"가 그녀의 별명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도 대공황기를 겪으며 그렇게 순탄치는 못했으며, 몰리 브라운의 삶은 이후 1964년 사랑은 비를 타고의 데비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아 영화화되기도 했다. 타이타닉 영화에서는 어째 저 바다에 처넣어버리겠다는 대사를 거꾸로 몰리가 아닌 히친스가 말한다(....)

-3등실 승무원 존 에드워드 허트는 배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길을 잃어 헤메는 3등실 승객들을 배 밖으로 안내했다. 허트는 다행히 생존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5등 항해사 헤럴드 로우는 침몰 직후 유일하게 익수자들을 구조하러 간 항해사였다. 선내 항해사들 중 서열은 6등 항해사 무디(사망) 다음인 매우 낮은, 생존 항해사들 중 막내였으나, 괄괄한 성격 답게 자신이 지휘하는 보트 3척을 소집해 2척에 승객들을 전부 옮기고, 선원 3명과 구조작업을 지원한 남성 승객 1명과 함께 침몰 현장으로 보트를 몰고 갔다. 총 5명을 현장에서 구조했고, 이 공로로 귀환 후 정부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2년 뒤 제1차 세계 대전 때는 영국 해군 장교로 복무, 중령까지 진급했다.

-상선사관 중 가장 막내였던 6등 항해사 제임스 무디는 가장 후임이니까 구명보트에 타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선임 로우에게 양보했고, 배에 남아서 죽었다.

-타이타닉은 당시 다른 여객선들과 마찬가지로 우편 운반선이기도 했으며, 등기우편물 200개를 포함해 3364개의 우편행낭이 적재돼어 있었다. 이 우편행낭의 처리를 위해 미국 우편원 3명, 영국 우편원 2명이 탑승했었으며, 타이타닉의 우편원들은 모두 우편원 생활 15년 이상 된 베테랑이었다. 이들은 빙산 충돌 당시 미국 우편원 오스카 스콧 우디의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배가 침수되기 시작하자 곧장 우편행낭을 쌓아둔 방으로 내달려 그곳에서 우편행낭들을 꺼내 갑판 위로 옮기기 시작했고, 물이 발목 위로 점점 차올라 위험이 고조됐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다른 선원들이 부질없는 짓이라 만류해도 묵묵히 일을 계속한 뒤 가라앉는 배에서 최후를 맞았다. 생일이 사망일이 된 우디는 이들 중 유일하게 시신이 수습됐고, 시신에서 현장에서 목숨을 바쳤음을 보여주는 유품인 우편물의 행선지를 표시해 주는 전표가 발견됐었다. 타이타닉이 운송하던 7,800,000여 통의 편지들 또한 수장되었다.
-로테스 백작부인은 미모로 명성이 높은 젊은 귀부인이었다. 침몰 당시 여성이고 고귀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노를 열심히 저었고 이 동안 선원들과 3등실 승객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으며 구조된 후에도 음식과 담요를 나눠주는 등 가난한 승객들을 보살펴 모든 이들의 모범이 되었다고 한다.

-생존하지 못한 4명의 1등실 여성 승객들 중 한 명인 에디스 에반스는 1등실의 승객으로 마지막 구명보트가 내려질때 자신도 탈 수 있었지만 가족이 있는 여성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배에 남아 생을 마감했다.

이 밖에 수많은 사람들이 배에 끝까지 남아 운명을 함께하거나 구명보트에 탑승해 열심히 생존자들을 도왔다.

참고로 타이타닉의 여성 생존률은 74%, 어린이 생존률은 51%인 것에 비해 남성 생존률은 20%로 현저하게 낮은데, 이는 60년전 버큰헤드호 침몰사건(1852년 버큰헤드호는 암초에 걸려 반시간도 안되서 침몰하면서 탑승하고 있던 여성 7명과 어린이 13명을 모두 구명보트에 태웠고 혼란을 막기 위해 병사들은 갑판에 사열한 채로 익사)의 영향으로 '여자와 아이들 먼저'라는 규칙이 암묵적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더군다나 타이타닉의 남성 승무원은 885명이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승객들의 대피를 돕거나 배의 화물들이 무너져 혼란스러워 지는 것을 막기위해 구명보트의 노를 저을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700명가량이 배에 남아있다 사망하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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