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소지섭, 임수정 등과 작업했을 때의 느낌을 묻자, 이형민 감독은 “소지섭씨는 제가 고집했고, 방송국은 엄청 좋아하지는 않았다. 근데 저는 캐스팅할 때 연기도 잘하지만, 인지도가 있어야 하니까. 인지도가 있는데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저랑 안맞고. 그래서 라이징 스타 중에 찾자”라고 당시 캐스팅 조건을 회상했다.
이 감독은 “소지섭 씨는 드라마를 잘 만나면 분명히 터질 것 같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발리에서 생긴 일’에 남자주인공이 조인성 씨랑 소지섭 씨였잖아요. 사실 제 와이프가 소지섭 씨를 엄청 좋아헸다. 그래서 하라고, 된다고. 그런 적도 있었다”고 깜짝 비화를 고백했다.
이어 “찍으면서도 되게 과묵해요. 원래 운동을 했었고, 국가대표를 했는데 부상 때문에 접었다. 당시에 송승헌, 권상우, 소지섭 씨가 모델로 유명했다. 피지컬이 좋았고, 말이 없는 남자인데 정말 따뜻한 남자인 무혁이의 느낌이 있는 배우였다”며 “현장에서도 그랬고, 실제로 남편이 그러면 좋은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은채를 케어할때도 몸에 배어있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형민 감독은 “입양아로 호주에 버려져서 거리의 아이로 자랐기 때문에. 반항스러운 아이, 삐딱한 아이를 보여줘야 하는데 실제로도 불량스러우면 범죄자 느낌이 든다. 근데 맑은 느낌이 있었고, 강했고, 슬픈 느낌이 너무 좋아서 무혁이랑도 잘 어울리고 다시 보니까 연기도 너무 잘했더라”며 “임수정 씨랑 소지섭 씨가 찍다보면 캐릭터랑 동화돼서 실제로 그렇게 표현한 느낌이다. 과장해서 우는 것도 원치않아서, 눈물이 안나오면 울지 말라고도 주문했다. 뒤로가면서는 저절로 눈물이 난다더라. 그런 슬픈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민 감독은 임수정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진 배우가 아니었고, 영화 ‘...ing’을 봤다. 약간 일본삘도 있는데, 거기서 약간 수동적인 캐릭터라면 은채는 당차다. 씩씩하고. 연기를 과하지 않게 하는데, 느낌을 전하는 임수정 씨가 너무 좋았다. 추천하는데 방송국은 잘 모르더라. 근데 잘될 배우라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기도 너무 좋았고, 패션도 좋았고, 저는 찍는 건 빨리 찍지만 배우의 감정을 위해 오래 기다리는 편이다. 그러다가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끝나는 것도 있다. 그럼 배우는 못했다고 속상해하는데, 임수정 씨는 ‘꼭 울어야 하냐고, 느낌이 전해지면 되냐’고 물어봤는데, 이게 요즘 연기 패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슬프지만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고 표현하기도 하고,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이형민 감독이 2024년 버전으로 다시 만든 ‘[감독판] 미안하다, 사랑한다 2024’는 웨이브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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