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연출 정지인 PD 인터뷰
“부용 캐릭터 삭제, 선택과 집중”
“김태리와 정년이 캐릭터 대해 많은 얘기 나눠”
인터뷰①에서 이어)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방영 중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지만,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방송 전에는 편성 논란에 제작사 가압류 논란과 퀴어 캐릭터(부용) 삭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공개 후에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서 ‘젖년이’ 패러디를 하면서 논란, 그리고 정년이 캐릭터에 대한 민폐 캐릭터 논란에도 휩싸이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정지인 PD는 편성 논란과 제작사 가압류 논란에 대해서는 “나와는 직접적인 법적 이슈가 있지 않지만, 제작사들과 관련된 사항이라 언급을 직접 하는 건 쉽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부용이 캐릭터 삭제 논란에 대해선 “부용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제가 연출로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다. 제가 작품에 합류했을 땐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최효비 작가님, 원작 작가님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작 회차 안에서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집중시켜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수용해야 했기 때문에 상의를 많이 했고, 결국 캐릭터와 배우들에게 집중해서 풀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용이 캐릭터가 원작에서 팬, 퀴어,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있었는데 어떤 한 캐릭터에 담기 보다는 드라마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작가님, 배우들과 상의하면서 담아봤다. 각색이 쉽지는 않았다. 최대한 살릴 것을 살리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쉽게 볼 수 있는 방향에는 맞는 각색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의 중요한 메시지를 쉽게 담아내지 못한 것은 저 역시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훌륭한 원작으로 이끄는 이정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년이 캐릭터의 민폐 논란에 대해서는 “정년이 캐릭터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왜 저렇게까지 스스로를 망치면서 열정을 쏟는지에 대한 순간들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떤 경지에 도달하길 원하는 간절한 열망은 이해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끼는 이에게서 스스로의 재능이 부정당하는 경험은 일종의 절망을 불러일으키고, 매란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어떤 한 길만 보던 정년이 같은 사람에게 감정적인 트라우마로 작용했다고 생각했다. 정년이라는 예술가를 온전히 이해시킬 수 없어도 절망의 깊이가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닿았기 때문에 끝까지 이 드라마를 봐주시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와도 이런 종류의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높은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건 배우들 역시 갖고 있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대중 드라마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이를 관찰하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건 저의 몫이다. 지나친 불호의 입장이 많았다면 이는 결국 좀 더 섬세하게 연출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PD는 ‘정년이’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랄까.
“소리 한 가락, 한 소절을 우연히라도 듣게 되면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인데, 아 정년이에서 나왔구나! 정도의 반응만 나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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