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우수 계열사에 ‘순금 됫박’ 전달
직원들은 성과급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
두산그룹이 연말 성과급 시즌을 앞두고 박정원 회장이 매년 한 계열사를 꼽아 전달하는 ‘황금일두’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황금일두를 두둑한 성과급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신호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황금일두는 순금으로 된 됫박(그릇) 형태를 하고 있다. 두산은 쌀 한 말을 의미하는 한 두를 담을 수 있는 나무 됫박인 ‘두산일두(斗山一斗)’를 가보로 삼고 있다. ‘한 말, 한 말을 쌓아 산을 이룬다’는 의미를 가진 사명과도 연관이 있다.
두산그룹의 순금 됫박 상징물인 '황금일두'(왼쪽) 및 지난해 박정원 두산 회장이 마이크 볼웨버 두산밥캣 북미 지역장에게 황금일두를 전달하는 모습. /두산 제공
박정원 회장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되면 경영 성과가 우수한 계열사의 대표나 임원을 직접 만나 황금일두를 전달한다. 직원들 사이에선 똑같이 실적이 좋아도 황금일두를 받은 계열사에 더 많은 성과급이 지급된다는 인식이 있다.
황금일두가 처음 만들어진 2000년대 초반 공개된 수치를 보면 됫박은 가로, 세로 약 6cm, 높이 4cm 크기로 순금 50돈(1돈은 3.75g)가량이 들어간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최근 만드는 됫박도 당시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 시세(3.75g당 약 44만원)를 고려하면 재료비만 약 2200만원이다.
최근 실적이 개선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들이 황금일두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은 밥캣이 매번 주인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리며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두산밥캣 북미 지역을 담당하는 마이크 볼웨버 지역장을 만나 황금일두를 전달했다. 두산밥캣이 북미 지역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는 것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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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035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