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년이’(tvN)가 꺼질 듯 말 듯 간신히 명맥을 이어온 여성국극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다. 웹툰 원작의 촘촘한 이야기에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진 드라마는 ‘정년이 신드롬’을 낳았다. 지난 17일 종영 이후에도 화제가 이어지면서 여성이 남성 배역까지 도맡아 연기하는 여성국극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여성국극 특별 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을 연장하기로 했다. 원래 다음달 3일 서울 민속극장 풍류에서 단 한차례만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15일 예매 시작 40여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이후에도 공연 연장 요청이 쏟아지자 결국 7일 오후 2시와 6시 두차례 공연을 추가하기로 했다. 1부는 여성국극 원로 배우들과의 대담, 2부는 여성국극 ‘선화공주’ 공연으로 구성한다.
공공극장들도 여성국극에 눈을 돌리고 나섰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90) 명인이 출연한 ‘조 도깨비 영숙’을 무대에 올렸다. 여성국극 ‘선화공주’를 변형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안산문화재단은 여성국극제작소를 올해 상주예술단체로 선정해 지원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신작 ‘벼개가 된 사나히’를 창작산실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국립창극단은 지난해 창극 ‘정년이’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