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따뜻한 만둣국이 절로 생각…‘대가족’[리뷰]
3,771 4
2024.11.25 09:08
3,771 4
zSwCqb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아니라 ‘손주’다. 

서울 종로 한복판에 빽빡하게 세워진 고층 빌딩 사이에 ‘알박기’처럼 끼어있는 만둣국 노포 맛집 ‘평만옥’ 주인 무옥(김윤석)은 수십, 수백억 원대 자산이 있어도 그걸 물려줄 ‘핏줄’ 하나 없는 게 ‘한’(恨)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승기)이 출가해 승려가 되면서 함씨 가문의 대가 끊겨버리게 된 ‘건물주’는 죽어서 조상을 볼 낯이 없고, 자기가 죽어도 제사상을 차려줄 사람이 없으니 한숨만 늘어간다.

‘변호인’, ‘강철비’를 만든 양우석 감독이 처음 도전한 ‘대가족’은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가족의 이야기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삼대가 이어지는 대(大)가족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對) 이야기를 다룬다. 

2002년 ‘집으로’, 2008년 ‘과속스캔들’, 2013년 ‘7번방의 선물’ 등에 이어 오랜만에 찾아온 가족 영화고,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가족 구성원이 점차 하나가 되면서 그 안에서 감동과 교훈이 잔잔하게 흐른다.


한평생 고집스럽게 돈을 번 무옥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어린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사람이 바뀌기 시작한다. 

6·25 전쟁 때 월남해 하루에 18시간 노동을 하는 기계처럼 살며 돈을 써본 적도 없어 자린고비도 울고 갈 정도지만, 출가한 아들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어린 남매가 찾아오면서 잿빛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이 어린 남매는 문석이 대학 시절 불임부부를 위해 500번 넘게 기증한 정자로 태어난 아이다. 문석은 단지 생물학적 아버지이지만, 무옥은 그런 손자도 버선발로 뛰어 나가 품에 안는다.

갑자기 끊길 줄로만 알았던 ‘핏줄’이 다시 이어지면서 “땡중”이라 막말했던 아들에게 “네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칭찬하고, 손자들의 “할아버지” 소리에 헤벌쭉 웃기까지 한다.

손주와 손잡고 다니려고 “젊게 보이는” 염색도 하고, 옷까지 빼입는 등 영락없는 ‘손주 바보’다.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김윤석의 ‘생활 연기’에서 빚어지는 코믹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영화는 점차 어린 남매의 출생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가족”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아무리 가족의 형태나 의미, 그리고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고 해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가족은 “핏줄”보다 “정으로 더 당긴다”라는 메시지와 손주를 안고 뛰는 무옥의 뒷모습에서 “자식에게 부모는 우주요, 부모에게 자식은 신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능한 신이나 간절히 평생을 섬기는 신”이라고 흐르는 이순재의 내레이션이 가슴을 잔잔하게 울린다.

무옥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38년간 손으로만 빚은 만두처럼 웃음과 감동, 교훈을 모두 담아 올 겨울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충분하다. 

12월 11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382/0001164797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좋은 컬러그램 위대한 쉐딩♥ 최초공개 컬러그램 NEW 입체창조이지쉐딩! 체험단 이벤트 297 04.18 16,01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30,53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458,35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10,34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840,59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04,94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627,89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368,50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72,13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04,51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91214 이슈 그때 그시절 댄스곡 느낌 물씬 나는 장민호 신곡 03:20 19
2691213 이슈 실조찬 수지 이진욱 첫 스틸컷...jpg 2 03:17 181
2691212 이슈 7년 전 어제 발매된_ "From Now On" 03:17 26
2691211 팁/유용/추천 노래 잘 만든다고 한국 리듬게이머들에게 반응 좋은 신예 리듬게임 작곡가... 03:17 66
2691210 이슈 인피니트 엘 앵앵콜 'Shot' 03:15 27
2691209 이슈 [kbo] 이승엽표 투마카세 vs 이범호표 믿음의 야구 8 03:01 418
2691208 이슈 옆팀 대리 나랑 퇴근시간 똑같은데... 6 02:59 1,287
2691207 유머 뼈닭발 <<<<< 무뼈닭발인 이유 9 02:56 872
2691206 유머 아구찜을 정말 먹고 싶었던 것 같은 승헌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4 02:50 790
2691205 기사/뉴스 [단독] DJ DOC 이하늘,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송치 4 02:49 1,584
2691204 이슈 심장이 콩알만한 허스키 5 02:47 733
2691203 이슈 반박 불가하다는 생선구이 서열 정리.list 35 02:47 1,074
2691202 정보 머리끈이 자꾸 없어지는 이유ㄷㄷㄷ 21 02:45 1,773
2691201 이슈 누수 없다는 말에 참다못해 집 뜯어버린 건물주;;; 7 02:45 2,012
2691200 이슈 인생 첫 배달음식 ㅠㅠ..... 5 02:42 1,722
2691199 유머 동료 하나를 미끼삼아 인간을 덮치는 산적떼 6 02:41 855
2691198 이슈 이미지랑 실제가 다른 두 음식.jpg 2 02:40 1,072
2691197 이슈 처음으로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순간 9 02:39 966
2691196 기사/뉴스 [TF초점] '천국보다 아름다운' 김혜자, '눈이 부시게' 신드롬 이어갈까 1 02:39 202
2691195 팁/유용/추천 원덬이 10년동안 찾던 노래 방금 찾아준 갤럭시(구글) 기능;; 37 02:38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