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따뜻한 만둣국이 절로 생각…‘대가족’[리뷰]
3,491 4
2024.11.25 09:08
3,491 4
zSwCqb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아니라 ‘손주’다. 

서울 종로 한복판에 빽빡하게 세워진 고층 빌딩 사이에 ‘알박기’처럼 끼어있는 만둣국 노포 맛집 ‘평만옥’ 주인 무옥(김윤석)은 수십, 수백억 원대 자산이 있어도 그걸 물려줄 ‘핏줄’ 하나 없는 게 ‘한’(恨)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승기)이 출가해 승려가 되면서 함씨 가문의 대가 끊겨버리게 된 ‘건물주’는 죽어서 조상을 볼 낯이 없고, 자기가 죽어도 제사상을 차려줄 사람이 없으니 한숨만 늘어간다.

‘변호인’, ‘강철비’를 만든 양우석 감독이 처음 도전한 ‘대가족’은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 가족의 이야기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삼대가 이어지는 대(大)가족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對) 이야기를 다룬다. 

2002년 ‘집으로’, 2008년 ‘과속스캔들’, 2013년 ‘7번방의 선물’ 등에 이어 오랜만에 찾아온 가족 영화고,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가족 구성원이 점차 하나가 되면서 그 안에서 감동과 교훈이 잔잔하게 흐른다.


한평생 고집스럽게 돈을 번 무옥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어린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사람이 바뀌기 시작한다. 

6·25 전쟁 때 월남해 하루에 18시간 노동을 하는 기계처럼 살며 돈을 써본 적도 없어 자린고비도 울고 갈 정도지만, 출가한 아들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어린 남매가 찾아오면서 잿빛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이 어린 남매는 문석이 대학 시절 불임부부를 위해 500번 넘게 기증한 정자로 태어난 아이다. 문석은 단지 생물학적 아버지이지만, 무옥은 그런 손자도 버선발로 뛰어 나가 품에 안는다.

갑자기 끊길 줄로만 알았던 ‘핏줄’이 다시 이어지면서 “땡중”이라 막말했던 아들에게 “네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칭찬하고, 손자들의 “할아버지” 소리에 헤벌쭉 웃기까지 한다.

손주와 손잡고 다니려고 “젊게 보이는” 염색도 하고, 옷까지 빼입는 등 영락없는 ‘손주 바보’다.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김윤석의 ‘생활 연기’에서 빚어지는 코믹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영화는 점차 어린 남매의 출생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가족”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아무리 가족의 형태나 의미, 그리고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고 해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가족은 “핏줄”보다 “정으로 더 당긴다”라는 메시지와 손주를 안고 뛰는 무옥의 뒷모습에서 “자식에게 부모는 우주요, 부모에게 자식은 신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능한 신이나 간절히 평생을 섬기는 신”이라고 흐르는 이순재의 내레이션이 가슴을 잔잔하게 울린다.

무옥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38년간 손으로만 빚은 만두처럼 웃음과 감동, 교훈을 모두 담아 올 겨울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충분하다. 

12월 11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382/0001164797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랄헤이즈x더쿠✨] 착붙 컬러+광채 코팅💋 봄 틴트 끝판왕🌸 글로우락 젤리 틴트 신 컬러 체험단 모집! 254 00:06 8,48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85,15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226,00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57,1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552,47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91,06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38,18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0 20.05.17 6,255,5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64,28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78,42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4091 기사/뉴스 '마인크래프트 무비', 첫 주에 4,399억 벌어…게임 원작 오프닝 신기록 12:42 25
344090 기사/뉴스 "시기 부적절"…민주 지도부, 우원식 '동시 개헌·대선' 제안 거절 26 12:34 1,133
344089 기사/뉴스 ‘디어엠’ 4년만 빛 본다‥박혜수 등판 “우리도 누군가의 첫사랑일지도‥” 2 12:32 568
344088 기사/뉴스 경서, 첫 자작곡 ‘그러니 내 옆에’ 발매…싱어송라이터 데뷔 1 12:31 102
344087 기사/뉴스 유세윤, 국내 딱 2벌 뿐인 효민 드레스 '회오리 감자'에 비유 16 12:29 2,597
344086 기사/뉴스 야구방망이 들고 내연녀 찾아간 아내…아내 흉기로 찌른 남편 3 12:29 782
344085 기사/뉴스 우원식 의장 "개헌, 합의하는 만큼만…국민투표법 개정 서두르자" 233 12:28 4,834
344084 기사/뉴스 여수 화력발전 철거 현장서 불…인명 피해 없어(종합) 1 12:28 139
344083 기사/뉴스 "군대가 말 잘 들을 줄 알았다"…尹 몰락하게 한 '계엄 착각' 18 12:28 1,255
344082 기사/뉴스 박찬대 "김건희 구약성서 통째 외운다는 尹 허위사실 기소해야" 24 12:24 1,774
344081 기사/뉴스 '폭싹 속았수다', 백상예술대상 최다 8개 부문 후보 '돌풍'[공식] 7 12:23 536
344080 기사/뉴스 신평 변호사, 윤 전 대통령이 예언자적 지위에서 점지하는, 기름 부은 사람이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된다 18 12:23 934
344079 기사/뉴스 이즈나, ‘SIGN’ 컴백 첫 주 활동 성료…아련·몽환+화려한 비주얼 빛났다 1 12:21 141
344078 기사/뉴스 ‘길바닥 밥장사’ 배인혁 “뜬금없는 조합?…황광희→전소미 등 케미 재밌게 나와” 1 12:20 313
344077 기사/뉴스 [속보] 권성동 "조기 대선은 이재명과 민주당 심판하는 선거돼야" 45 12:19 918
344076 기사/뉴스 '충격' 홍명보호 주전→英 3부 구단 입단→1초도 못 뛰어→"방출될 것"…아름다운 도전? 황당한 도박이었다 13 12:06 1,117
344075 기사/뉴스 '대망'의 오세훈, 당내 경선 참여 검토 확인 36 12:04 1,060
344074 기사/뉴스 장윤정, 박보검에 공개사과 "박보검씨 미안해요" 4 12:04 1,848
344073 기사/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 27 11:59 1,868
344072 기사/뉴스 '백상예술대상', '선업튀' 변우석→ '폭싹' 박보검 등… 최우수연기상은 누구? 8 11:57 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