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인터뷰
그만두려고 했던 적도 많았어요. 부모님이 7~8년 동안 정말 열렬히 반대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다른 걸 할 자신이 없었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이것밖에 없고. 그래서 그냥 버텼던 것 같아요. 남동생이 지금 취업 준비생인데 한번 물어보더라고요. “누나는 어떻게 그토록 뚝심을 잃지 않았어?"
나는 뚝심을 잃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버틴 거라고. “난 그냥 버텼어. 버틴 거밖에 없어. 그런데 결국 버티는 게 이기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버텨봐, 지금 이 힘든 시간을.”
작년 말에 굉장히 아팠다. 그 와중에 미팅을 하고, 얼떨결에 등 떠밀려 시작하게 된 드라마다. 하면서 이렇게 좋기만 했던 적이 없다. 그래서 처음으로 두 발 담근 작품이다. 아프면서 이 일을 더는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연기 패턴은 아마 이전과 같을 거다. 다른 게 있다면 그건 두 발을 모두 담근 내 태도에서 온 것이다. 그동안 직업란에 배우라고 써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프리랜서. 몇 년 전까지는 학생 또는 무직. 배우가 될 수 있는지 좀 더 궁금해해봐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Q. 올해로 만 서른인데 여배우로서 고민이 많을 나이에요.
'여배우'라는 수식을 안 좋아해요. 뭔가 한정된 이미지를 주는 수식 같아서요. 그래서 여배우로 고민이 많다기 보다는 그냥 배우로서 어떻게 더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 2015년 인터뷰
많이들 '평범녀'라고 하는데 이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인생 스토리가 있고 사연이 있는데 어떻게 평범할 수 있나요? 평범을 가장한 특별한 사람들인 거죠.
‘또 오해영’을 통해서 예전보다 입지가 확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달라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어요. 지금 제가 받는 관심과 사랑이 분에 넘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언젠가는 없어질 거란 것도 알고 있어서요.
Q.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기를 바라나?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지 않다. 남을 수도 없을 테고. 그냥 내 작품을 편하고 재미있게 봐줬으면 한다. 사람들이 자신 외에 누군가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안다. 연기자가 특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에디터가 인터뷰를 진행하듯, 나 역시 직업인으로서 연기할 뿐이다. 누구나 자기 분야에서 성취하고 싶은 욕구가 있지 않나.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어 연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2016년 인터뷰
Q.그렇게 연기할 때는 자기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스스로 배우로서 믿게 된 때가 있었나요?
없어요. 지금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은 늘 없어요. 그냥 잘하고 싶은 마음만 있어요. 늘 잘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고요. 그 자신 없음이 늘 동력인 것 같아요.
Q.세상의 찬사는 별로 소용없어요?
잘 안 들려요. 칭찬은 속삭임처럼 들리고 비난은 천둥처럼 들린다잖아요. 제가 좀 그런 타입인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는 편인데, 현장에서 연기하거나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가 저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굉장히 오래 후회해요. 그래도 현장에서 제가 만족한 컷이 실망스럽게 나갈 확률이 낮거든요. 그래서 만족할 때까지 찍으려 하고, 웬만하면 한두 컷 안에 만족스러운 걸 내려고 그전에 집중해요. 그게 숙달이 됐어요. 만족하는 순간 퇴화하는 거 아닌가요?
Q. '믿고 보는 배우' 서현진,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A. 생각과 말을 적게, 고민은 많게, 사고는 유연하게 그리고 늘 유머가 함께. 말하고 보니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 2022년 인터뷰
최근에 어떤 감독님이 '평범한데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다 스페셜하다'고, 전 그 표현이 너무 좋았어요. 평범한 게 어딨어? 밖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평범해 보이는 거지. 그래서 그렇게 연기하고 싶어요. 밖에서 보면 평범해도 가까이 조명해보면 다 스페셜하잖아요.
그 모든 시간이 헛되지 않고, 어디가 부딪히고 찌그러졌어도 그 모양 그대로 괜찮아, 잘했어..
- 2024년 유퀴즈
버티는 것에 대한 이야기나 평범에 대한 이야기 등 대체로 유퀴즈에서 말한것과 비슷한 주관의 인터뷰를 꾸준히 해왔던거 보면 본인만의 주관이 굉장히 뚜렷한 사람인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