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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의 나는 예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오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아티스트가 머리 속에서 이상적인 결과를 그리고, 그것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작의 과정은 언제나 번잡하고, 많은 실험과 추측, 우연의 결과물 또는 랜덤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는 무의식 속에서 셀 수 없는 작거나 큰 결단을 반복하나, 그것들은 모두 아티스트의 센스로부터 인도받는다. 혼돈 속에서 그들은 자신을 설레게 만드는 것과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나누어, 그 결과가 프로젝트의 영혼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사랑이나 정열, 순수한 흥분이 프로젝트 전체를 이끄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자들이 한번 사랑하였던 '이전 스타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음악 스타일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원래의 작품을 '멋진 것'으로 만드는 건 미학뿐만이 아니라 그 창작과정에서 이끌어낸 사랑과 성실함이란 것이지. 아티스트가 그 때와 완전히 똑같이 열중하는 감정이나 센스, 정열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작품은 영혼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아티스트가 팬의 기대에 응답하고자 과거의 스타일로 돌아가려고 하면, 감동이 없어지고, 무언가 빠져버려, 원래의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를 재현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즉, 아티스트는 시간이 흐르면 2가지 선택지에 직면한다. 하나는 과거의 성과를 재현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청자들에게 공허하게 느껴진다. 두번째는 지금 현재의 정열을 가지거나 열중하는 것, 설레게 만드는 것을 추구하는 것. 혹시 그것이 청자의 기대나 희망과 다르더라도. 나는 언제나 후자를 선택하는 아티스트를 존경한다.
내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설레하면서 틀을 만들고 있을 때, 지금까지 시험해 본 적 없는 테마나 사운드를 접할 때, 그 프로젝트는 나를 삼키고, 어떤 순간이든 그것만 생각하게 될 때, 나의 마음은 기뻐서 폭발해버릴 것 같이 된다. 혹시 나의 센스가 일부 청자들의 센스에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분명 새롭게 그 작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닿을 것이다.
아티스트의 첫 앨범이, 당신이 17살이었을 때 필요했던 것과 맞아 떨어졌던 것처럼, 3번째 앨범이 다른 누군가의 17살일 때 필요한 것이 될 지도 모른다.
팬으로서, '청자의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서, 자신의 창의적인 변덕을 우선시하는 것은 좀 줏대없지 않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직감이나 정열, 성실함을 배신해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불성실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으로 나와 팬은 더욱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아티스트로서 진화하면서, 똑같은 얼굴이 눈에 들어올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감사하다. 그것은 전혀 당연한 일이 아니니까. 같은 사람이 매번 나의 프로젝트를 즐겨주는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 아티스트의 변화에 실망하는 팬이 있어도, 그 아티스트의 진화가 옛날 그들이 사랑한 과거의 작품을 낳은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