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v.naver.com/v/64951318
요즘 마을버스가 갈수록 뜸해지는 이유가 운전기사 하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가사관리사처럼 운전기사도 외국인을 써보자고 제안했는데 승객들과 의사소통이 되겠느냐, 처우 개선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대 목소리도 나옵니다.
외국인 기사 도입까지 언급되는 근본적인 이유, 열악한 업무 여건에 비해 임금이 적어 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운행이 이어지지만, 화장실은 뛰어갔다 와야 합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화장실을 마음 편히 가실 수가…} 갈 수가 없죠. 빨리 갔다 와야죠. {참았던 경우도 있으세요?} 아, 그럼요. 그럼요. 많이 참죠.]
뒤 차와의 배차 간격 조정 때문에 잠시 숨 돌릴 틈이 생겼습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아휴, 이제 커피 한 잔 먹네.]
큰 시내버스는 못 들어가는 좁은 골목과 언덕을 마을버스는 들어가야 합니다.
운전 경력만 43년인 우씨도 긴장되는 상황이 적지 않습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처음에 (자격증 따서) 온 사람들. 그 사람들은 상당히 힘든 코스죠.]
[마을버스 승객 : (운전이) 쉽지 않아 여기. 여기 했던 사람(기사)들 오면 조금 하고 나가.]
이렇게 주 6일을 일하고 우씨가 받는 월급은 300만원 정도입니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건 승객들과 오가는 정 덕분입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한의원을 간다는 한 승객을 기다리는 우씨.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어제도 제가 모시고 내려갔어요. 똑같은 시간에.]
한 어르신은 우씨를 만날 때마다 초콜릿을 건넨다고 합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아니 어떻게 오늘은 여기서 타세요? {예.} 아이고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마을버스가 누군가에겐 단순한 '교통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듯 했습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수고한다고 그러고, 어떤 때는 과일 같은 것도 주고 그래요. 옛날 속담에 없는 사촌 집 가는 것보다 여기서 운전하면 더 많이 얻어먹어요.]
오후 1시.
정류장 27개인 코스를 15번 운행하고 나서야 오전 반 운행이 끝났습니다.
오후 반 기사에게 운전석을 넘겨주고 여유를 찾은 우 씨.
외국인 기사 검토보다, 우선돼야 할 것들이 있다고 조심스레 입을 엽니다.
[우상식/마을버스 기사 : (어떤 사람은) 새벽 2시 반에는 일어나야만 여기(버스 기사) 준비한다고 하니 두말하지 않고 가버렸어요. 젊은 사람들 와서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돼야 하는데 회사 재정은 뻔한 거잖아요. 정부의 재정 지원이 진짜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재정 지원 확대 같은 구체적 논의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발이자 사랑방인 이 마을버스를 책임진다.' 이 자부심으로만 버티기엔, 기사들의 노동 환경이 녹록지 않습니다.
운전자 구하기 어렵다는 그 '증상'만 치료하는 정책 말고, 운전자를 왜 구하기 어려운지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박찬영]
정희윤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419420?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