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력망과 수요/공급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길더라도 읽어줘
우리나라가 사용할 전기에너지가 부족해서 대정전이 온다 Xx
생산수단은 많은데 보낼수가 없어서 대정전이 온다 Oo
내용출처: https://youtu.be/T_6DWm11BZU
정리본출처: https://fmkorea.com/7582662277
(원덬은 영상도 다 보고 글도 다 읽어봤는데 시간이 된다면 영상으로 보는거 추천함 부가적인 이야기도 많아)
1. 한국의 전력 상황
우선적으로 전반적인 우리나라 지역별 전력 발전 및 수요 정도에 대한 아래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을 보면 결국,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자기가 필요한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수도권은 그렇지 못함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영동과 중부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와야 되는 문제가 생김
하지만 최근에 아래 그림처럼 여기저기 송전망을 짓는데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음
★ 구조적인 원인
과거
-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나라다 보니 균일하고 신뢰성이 높은 전기의 공급은 가장 중요한 요소임
- 추가로 가격이 싸야하는데, 그러니 개발 수요가 많은 수도권보다는 경제의 논리로 외곽 지역으로 발전소들이 밀려남
- 물론, 발전소들의 전력 발전 원리는 물을 데워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을 식힐 냉각수가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음
현재
- 대규모의 발전소들을 건설하는게 이전보다 매우 어려움
- 점점 더 지역 주민들과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 그 대표적 사례가 '밀양 송전탑 사건'임
이 사건에 대해 디테일하게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찌됐건 행정집행으로 시위중인 주민들을 끌어내고 송전탑을 지어버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14622
이 사건을 이후로, 많은 지역에서 송전탑 건설에 대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가까워짐. 아래 그림은 전력거래소 그림을 가져온건데 송전설비 모든 사항들이 2015년 이후 더 이상 건설된게 없고 다 정체되어 있는 상황
그러다 보니, 이미 많은 발전소들을 외곽지역에 지어놨는데 송전탑을 건설할 수가 없게 되니 발전소도 놀게되는 상황이 매우 자주 발생함. 현재 수도권 송전 용량 상황을 살펴보면, 아래 그림에서 보듯 동해안의 석탄화력발전소, 울진의 신한울 발전소, 당진 및 태안의 석탄화력 발전소로 커버가 되고 있음(주황색 선이 수도권의 가장 중요한 전력 공급라인이라고 보면 됨)
그런데, 송전선들도 보낼 수 있는 전기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동해안에 깔아둔 발전소 용량은 15.9GW인데 아직 송전선은 7.3GW밖에 안깔려 있다보니 발전소들을 최대로 돌려도 전력을 다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실제로 여름을 제외하고 발전소가 노는 시간이 많다고 함
>> 원덬이 알고있는 정보들 토대로 좀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기저부하용(변동되는 수요에 영향받지 않고 24시간 제공되어야하는 전력)발전인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하고는 전력거래소에서 강제로 발전소를 멈추게 할 수 있음 근데 요즘은 동해안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량이 많다보니까 동해에 있는 석탄발전소에 대한 정지요구는 물론이고 그 근처 원자력발전소에도 출력을 낮추라고 요청이 간다고 함 (정지는 못 시키니까 원자로 출력을 낮춰서 발전율을 낮추는 방향)<<
그럼 이게 왜 이정도로 많이 차이가 나게 되냐고 했을때 위에서 보듯이 결국 송전탑을 못세워서임
실제 2009년에 완공예정이였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되었고, 그래서 2015년에 HVDC(고전압 직류송전선로)로 지하에 깔려고 함
여기서 1단계 사업이 동해안 변환소에서 신가평 변환소까지 뚫는 거였고 2021년에 완공됐어야 했는데 최근에 하남시에서 인허가를 해주지 않아 공사도 멈추게 됨. 현재 구간별로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완성될지는 미지수이며, 발전소들의 적자 구조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임
근데 이게 그냥 단순히 발전소에서 적자 구조를 가지는 것만 문제가 아닌게, 한전에서 CP(Capacity Payment)를 지급함. 이 CP는 용량요금이라고 해서, 전력시장 입찰에 참여한 발전소에게 전기 생산이 가능한 설비 용량에 따라 지급하는 금액의 일종으로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발전소가 사용한 준비 비용을 보상하는 개념임. 이게 일반적인 시장이 아니라서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전기는 국민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요소이기에 안정적인 부분이 최우선임.
그래서 KPX(한국전력거래소)에서 다음날 필요한 전력량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하루 전에 입찰하여 거래하는 방식인데, 시간대별로 필요한 전력량(수요)과 발전가능량(공급)을 보면서 발전비용이 낮은 순서대로 전력을 생산하도록 지시함(이를 급전지시라고 함)
그러면 만약 급전지시를 받지 못한 발전소들은 망하게 둘 수 없고 대기하는 비용을 한전에서 치뤄주는데 그게 CP임
즉, 쉽게 말하자면 발전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고정비를 한전에서 제공하고 급하게 전력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다는 건데 이 비용이 엄청난 것으로 예상됨(사람마다 예상치가 다르긴한데 1년에 6천억에서 8천억으로 추산)
물론 이 부분만이 한전의 적자 구조 모든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도 적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음
2. 데이터 센터 같은 전기 수요가 높은 건물을 경기도에 지을 수 밖에 없는 이유
현재 절반 이상의 데이터 센터가 서울, 경기, 인천에 들어와 있는데 이건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임.
왜냐하면 어느 나라를 가든 당연히 발전소는 외진 시골 지역에 지을 수 밖에 없고 발전소 근처가 전기 요금이 싸니깐 당연히 발전소 근처에 데이터 센터를 지음(참고로 데이터 센터 비용 중 20~45%가 전기 요금이라고 함)
하지만 "한국"에서는 모든 지역의 전기 요금이 동일하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를 발전소 근처에 지어야 하는 인센티브가 전혀 없음.
고용이 힘든 것도 힘든 것이겠지만 실제 한전에서 데이터 센터를 수도권 지역에 짓는 이유 중 67%를 "부동산"으로 꼽음. 즉, 한국에서만큼은 발전소 근처의 시골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지을 인센티브가 전혀 없는 상황임
그래서 현재 안그래도 간당간당한 전력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센터가 지어짐에 따라 그 불안도가 더 가중되고 있음. 이후에 신규 데이터센터의 예상 전력 수요는 50GW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데이터 센터 입지의 60%, 전력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이게 더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전탑같은 필수 시설들은 지어지지 않음
3. 해결책
◎ 전력 요금의 차등화를 통해서 지방으로의 전력 수요 분산화 촉진(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즉,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게 하기 위해선 발전소가 있는 지방의 전기요금을 더 싸게 만들어야 그 인센티브가 작동한다는 거임
그러면 혹자 중에선 지방의 전기요금을 싸게 받게 해주는건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게 차별이 아니냐 라고 할 수 있음
하지만 송전망을 짓는 것부터 해서 발전하는 지역에서 멀어질수록 들어가는 비용은 많아짐. 우리가 택배 비용을 치룰 때, 도서지역 사람들은 추가 요금을 내듯이 전기 요금도 마찬가지라는 거임
한국은 지금까지 제조업 육성차원에서 모든 전기 요금을 동일하게 받아왔지만, 지금처럼 송전망을 깔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는 전력 수요라도 분산시켜야 하는데 전력을 가장 많이 수요하는 시설인 데이터센터라도 지방에서 짓게끔 차등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임. 독재 정권이 아닌 이상, 데이터센터를 강제로 지방에 보낼 수 없으니까
그럼 해외 사례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보자
- 영국의 경우, 북부에 발전소가 많이 있는데, 런던 주변에서 전체 전력의 절반 가까이를 쓰는 상황임. 즉, 한국이랑 매우 유사한 상황. 아래 그래프를 보면 북부지역의 전력 요금이 가장 비싼 곳보다 약 2배정도 차이남
하지만, 이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데이터센터는 차치하더라도 애초에 서울에 모든 인프라 및 자원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가중시키면 정치적인 압박도 상당히 커질 것이고 경기 남부에 지어지는 최첨단 제조업(반도체) 같은 곳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전력을 수요하고 있는데 과연 이 정책이 가능할 지 의문이기는 함
◎ 송전탑 건설
이 문제는 단순히 님비의 문제가 아니며,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도 이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한 사례가 많지 않음
주민의 경우,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 및 집값 우려로 인한 극렬한 반대, 합의금 필요없고 너네집 앞에다가 지어라
vs
정부의 경우, 공동체를 위한 소의 희생,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상관없다, 합의금을 많이 받으려고 눕는거다
보상 체계 자체도 미미함. 수치적으로 자료는 많지 않은데 구조적으로 한전이 주민에게 보상하는 주체로써 너무 적자인 상황
이 보상 체계에서 180m 이상 1000m 내 범위가 가장 논란이라고 하는데, 한전에서 깎아주는 전기 요금이 가구당 월 만원 정도밖에 안된다고함. 그러니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찝찝한데 보상은 너무 짜니깐 애초에 우호적일 수가 없는 거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주변 지역주민들에게 마구 퍼줘야 하는거냐? 그건 다른 문제임
그리고 이 문제가 과학적으로 전자파가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는 근거와는 무관하게 피해라고 느끼는 거는 상당히 주관적이 될 수 밖에 없는 반면 피해 보상은 객관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보상과 피해가 합치되기 매우 어려움
그럼 해외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 미국의 경우, 주민들이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는 않으며, 주민들은 전자파의 유해성 진실이 중요한게 아니라 전자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라고 함
한국은 아직 미국처럼 판례가 없어서 자의적인 법원의 판단이 어려운 상황 + 한전이 애초에 적자고 돈이 없는데 보상을 많이 해줄수가 없음
해결책 둘다 사실 현실적으로, 구조적으로 한국에서는 어렵다고 함. 해당 영상에서 기자님께서는 어렵다하더라도 전기요금 차등화가 그나마 한전의 적자 구조를 줄여가면서 전력 수요를 분산시켜 송전탑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함
과연 앞으로 한전과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