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역사적인 성과에도 재정난에 허덕이며 시민구단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 K리그1’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FC는 올해도 남은 경기(24일 vs. 전북현대) 결과에 관계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 2위(3승1패)를 달리고 있을 만큼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구단으로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광주FC는 더 높은 곳을 꿈꾸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 상태에 발목이 잡혔다.
선수단 연봉과 구단 운영비 규모가 가장 작았던 광주FC의 재정난은 올 초부터 예견됐다. 화끈한 공격 축구로 K리그1에 새바람을 일으킨 광주FC는 연습구장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쟁쟁한 기업구단을 제압하고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돌풍을 타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외 체류)해 추가 운영비가 불어났지만, 이정효 감독의 바람과 달리 광주광역시의 보조금은 100억원에 묶였다. 지난해(24억 원) 이어 올해(30억 원)도 대출을 받았지만, 운영 자금은 부족하다. 어려움 속에 광주광역시에 추경 예산 40억원을 요청했지만,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광주FC는 21일 노동일 대표의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의회가 광주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 지원금 10억 67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예산 요청을 했던 것은 광주FC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 시민의 자긍심을 북돋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지, 도움을 주지 않는 시의회의 결정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이례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지원금이나 수익이 적다 보니 빚을 떠안게 된 광주FC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재정 건전화 제도에 따라 ‘자본잠식’과 같은 재정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2030년 이후엔 1부 리그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우수한 선수들을 매각해 팀을 유지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우승 및 한국시리즈 정상에 등극한 KIA 타이거즈(프로야구)는 광주광역시 지원 아래 오는 30일 광주 시내에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카퍼레이드 행사를 가진다. 광주시민들에게 환희를 선사하고 자긍심을 높였다는 이유로 펼쳐지는 행사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거두며 광주 팬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겼던 광주FC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구단 역사에 남을 성과를 내고도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는 광주FC는 시민구단으로서의 한계와 설움을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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