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설계대로 사망보험금 지급
삼성생명에 5일 만에 755억 가입
“부유층뿐 아닌 대중적 수요 많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40대 A씨는 최근 자신의 사망보험금 6억원에 대해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향후 9년간 매월 300만원씩 교육비와 생활비 등으로 지급하게끔 설계했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는 해에 1억원, 대학을 졸업하는 해에 남은 약 2억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직장인 이모(47)씨도 최근 지적장애인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사망보험금 6억5000만원에 대해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자신의 사망보험금 중 5000만원은 수령일에 자녀에게 일시 지급하고 이후 10년간은 매월 300만원, 그 이후는 매월 250만원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부자들의 전용으로 여겨졌던 신탁이 보험시장으로 확대된 가운데 지난 12일 출시된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초반 인기몰이 중이다. 삼성생명은 자사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출시 이후 5일간 156명이 가입해 가입금액만 75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이란 보험사가 지급하는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가 운용, 관리해 수익자에게 주는 상품이다. 그동안 신탁업은 부동산, 퇴직연금 등 실물자산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최근 제도 개편으로 보험금도 신탁이 가능해졌다.
보험 신탁 상품 출시 전에는 사망보험금이 10억원이 넘는 고액 자산가 위주의 가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가장 많이 가입한 금액 구간은 3억원 미만(96건, 61.5%)이었다. 이들의 평균 가입금액은 1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10억원 초과 고액 가입자는 23명(14.7%)으로 이들의 평균 가입금액은 20억5000만원이었다.
3억원 미만 사망보험금 신탁 가입은 장기적 경제지원보다는 자녀 대학 졸업이나 결혼 등 특정 시점에 지급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3억원 사망보험금의 신탁 계약을 체결한 최모(67)씨도 사망보험금을 손주 3명이 성인이 될 때 각 1억원씩 받도록 설계했다. 현재 8세, 10세, 12세인 손주들이 대학 입학 시 학비로 쓰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부모 가정인 김모(46)씨도 현재 미성년자인 자녀 두 명이 각각 만 25세가 되는 생일부터 매월 300만원씩 받을 수 있도록 신탁계약을 맺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금이 의미 있게 사용되길 원하는 대중적 수요가 많은 것 같다”며 “부유층만이 선호하는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고객층이 문의를 하고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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