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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떠나고 뉴진스도 이별 초읽기…어도어 ‘빈껍데기 전락’ 우려 사정
민희진 상대 각종 소송전 펼쳐놨지만 뉴진스 잔류가 관건…11월 28일까지 ‘시정 요구’에 답변할지 관심
[일요신문] 2024년 4월부터 시작된 연예기획사 하이브(HYBE)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의 민희진 전 대표 간 분쟁이 결국 민 전 대표의 '퇴사'로 이어졌다. 여기에 어도어의 유일한 그룹 뉴진스(NewJeans)마저 이별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실상 어도어의 얼굴이나 다름없던 이들이 모두 하이브와 '안전이별'을 맞게 된다면, 하이브가 소송전에서 이기더라도 어도어는 '껍데기'만 남게 되는 셈이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의 부재 속 후발 주자들을 통해 빈자리를 메워 나가려던 하이브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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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사임과 뉴진스 프로듀싱 계약 거부에 따라 어도어는 빠른 시일 내에 새 프로듀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엔 뉴진스의 계약 해지 위기까지 맞닥뜨리게 됐다. 11월 13일자로 총 6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내용증명을 어도어에 보낸 뉴진스 멤버들은 "내용증명 수신 후 14일 이내에 모든 위반 사항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초에 뉴진스는 그들의 입장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혔던 9월 11일부터 꾸준히 "민희진 대표가 있던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달라"고 요구해 온 만큼 민 전 대표가 사임한 현재 어도어가 어떤 답변을 내놓든 뉴진스의 계약 해지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소속사의 멤버들에 대한 보호가 전무했다는 점도 문제지만, 계약 당시 옛 어도어(민희진 전 대표)가 약속한 아티스트 지원 방향과 현 어도어(하이브)가 제시할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계약의 근간을 이루는 신뢰를 파탄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K-팝 팬덤 내에서는 '민희진=어도어=뉴진스'로 연결되는 공식을 하이브와 새로운 어도어가 깨트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데뷔 당시부터 '민희진 걸그룹'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갔고 SM엔터테인먼트 때부터 이어져 온 '민희진 감성'이 기반이 된 그룹이었기에 대중들이 기대하고 그들에게 익숙한 '뉴진스 속 민희진'을 완전하게 들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해외 K-팝 칼럼니스트는 "애초에 뉴진스는 데뷔부터든 활동 중간부터든 이 그룹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라면 민희진의 감성도 함께 사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하이브(어도어)가 새로운 프로듀서를 들여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뉴진스 버전 2'를 만든다면 대중들에게 외면당할 것이고, 반대로 이전과 비슷한 이미지를 유지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민희진 때만 못 하다'는 말을 듣게 될 텐데 어느 쪽을 선택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모험"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프로듀서로서의 민희진이 존재하지 않고, 뉴진스마저 사실상 계약해지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예측이 확실시 된다면 어도어는 말 그대로 '빈껍데기'만 남게 된는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어도어는 2023년 매출액 1103억 원, 순이익 265억 원으로 하이브 국내 6개 레이블이 낸 매출액의 10%와 순이익의 11%를 차지했다. 2022년 7월 데뷔 후 같은 해 매출액 186억 원, 순손실 32억 원을 기록했으나 활동한 지 1년 만에 급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의 각종 내홍을 겪으면서도 호성적을 거둔 뉴진스가 다시 정상 활동 궤도에 오른다면 지난해 이상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었다.
이처럼 수익성이 확실한 어도어의 유일한 그룹이자 하이브의 중요한 캐시카우로도 지목되는 만큼 뉴진스의 계약 해지는 이들에게 있어 하이브-민희진 사태 이상의 중대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뉴진스가 빠질 경우 하이브는 국내 걸그룹으로 르세라핌과 아일릿, 프로미스나인 등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르세라핌과 아일릿은 앞선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국내 K-팝 시장에서 이들과 그 소속사(쏘스뮤직, 빌리프랩, 하이브)를 향한 적대감이 상당한 데다 이런 분위기가 해외로 재유입되면서 사실상 이전처럼의 회복은 요원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도어 측은 앞서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사임 입장문에 대해 "일방적인 사임 통보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당사는 뉴진스가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연말과 2025년 초까지 예정돼 있던 뉴진스와 관련된 활동 플랜은 외부 일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면 중단, 또는 연기된 상태로 알려졌다.
뉴진스를 담당했었던 어도어 내 스태프와 각종 작업에 협력해 왔던 협업 업체들의 '어도어 손절'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어도어 측이 뉴진스에 대해 내놓은 앞으로의 청사진도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11월 28일 이전까지 뉴진스의 시정 요구에 답변을 내놔야 하는 어도어가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고 구체적인 활동 지원 계획을 내놓을 것인지, 아니면 하이브의 각종 소송 목록에 어도어와 뉴진스와의 소송까지 더해질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