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열달 사이에 1380건… 법인 파산 역대최대
3,562 21
2024.11.21 07:41
3,562 21


일감 정체-인건비 급등-고금리 겹쳐
10월까지 파산, 작년 1년치보다 많아
대기업마저 공장 문닫거나 구조조정
IMF, 올 성장률 2.5%→2.2% 하향


극심한 경기 둔화 탓에 파산한 국내 법인 수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버텼던 기업들이 수년째 정체된 일감과 치솟는 인건비, 고금리 속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내수 버팀목인 중견 중소 기업들은 “이대로 가다간 내년에도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는 1380건으로 전년 동기(1081건) 대비 27.7% 늘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연간 처리 건수(1302건)를 이미 넘어섰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매주 접수되는 법인 파산 사건 수도 2, 3년 전과 비교하면 1.5∼2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본보가 대한상공회의소에 의뢰해 올해 6∼10월 사이 파산 공고가 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도·소매업이 3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제조업(22.2%), 정보통신업(11.5%), 건설업(9.5%) 순이었다.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내수 기업과 중견 수출 기업들이 특히 타격을 입었다. 한 중견 반도체 장비기업 사장은 “범용, 구형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약하고, 중국 수출도 만만치 않아 보릿고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마저 공장 문을 닫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가동 45년 만에 폐쇄했고, SK그룹은 올해 사업 매각을 포함한 재정비에 나섰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시기부터 정부 금융 지원으로 버텼던 기업들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정부가 경기를 낙관해 기업 지원책에 소극적인데, 지금이라도 내수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2%, 내년에는 2.0%로 기존 전망치에서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건비는 오르는데 중국산 저가 공세, 공장 버틸 재간이 없어”

[벼랑 끝의 기업들]
경기 평택시 제조업체 단지 르포
年매출 1000억 넘던 전자기기 공장… 5년째 손실 내다 결국 지난달 파산
장비-부품사 3년째 수주 끊긴 곳도… 남은 기업도 “올해만 견디자는 심정”




18일 경기 평택시 서탄면에 있는 전자기기 제조사 디엘티 공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마당엔 TV, 모니터, 스피커가 널부러진 채 방치돼 있었다. 회사 대표 제품인 초고화질(UHD) 대형 TV는 포장지마저 뜯겨 액정이 크게 손상된 상태였고 빗물이 고여 있었다.

디엘티는 한때 매출이 1000억 원 넘는 회사였다. 가성비 좋은 액정표시장치(LCD) TV로 빠르게 성장했다. 직원 수도 2016년 60명에서 2017년 124명으로 두 배가 되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대표 혁신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9년부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 매출은 70억 원으로 쪼그라들어 결국 지난달 파산했다. TV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는 오르는데 중국 기업은 물량 공세를 펼쳐 중소 TV 기업들이 버틸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잘 돌아가던 공장 문을 폐쇄한 곳은 디엘티뿐이 아니었다. 기계, 소부장 업체들이 몰려 있는 평택시 일대 곳곳에 문 닫은 공장이 눈에 띄었다. 올 들어 수출이 기록적인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그 온기는 사실상 없었다. 고금리와 높은 인건비로 인한 자금난,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로 첨단 반도체나 자동차 수출의 낙수효과가 제조 현장으로 확산되지 못한 것이다.


디엘티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금형 사출 전문기업 우성테크도 최근 파산해 기업 청산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20일 인부들이 25t 트럭과 지게차를 이용해 공장 설비 시설들을 나르고 있었다. 한 인부는 “사출기를 다른 업체에 매각하려고 싣고 있다”고 했다. 우성테크 인근 제조업체 사장인 김모 씨는 “금형 사출은 한때 한국 제조업을 떠받치는 기반 산업이었지만 이제 중국과의 경쟁과 높은 인건비 때문에 미래 성장성이 전혀 없는 영역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반도체, 배터리 분야 분위기도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익률은 높지만 물량은 범용 제품에 비해 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에 국한해서만 인공지능(AI)발 수혜가 집중된 탓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소재나 장비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소 반도체 장비업체 티아이이엘(TIEL)은 급격한 실적 악화로 올 7월 파산했다. 2020년 전기차용 반도체 제조 장비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2022년 매출 170억 원까지 냈었던 곳이다. 티아이이엘 사정을 아는 한 장비업체 사장은 “주로 레거시(구형) 장비를 중국에 수출해 매출을 일으켰는데 대중 규제와 중국 현지 기업들의 자립 탓에 상황이 급격히 어려워졌다”며 “국내 장비, 부품 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똑같다. 3년간 수주가 끊긴 곳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배터리 부품업체 사장은 “어떻게든 올해만 살아남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데 내년에 좋아질지 의문이어서 막막하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aver.me/xprk2faz



목록 스크랩 (0)
댓글 2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비브🌿] 겨울철, 거칠어진 피부 촉촉하게 보습케어✨ '아비브 부활초 세럼 & 부활초 크림' 체험 이벤트! 499 11.20 26,92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702,56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532,4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758,64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165,08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307,05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276,28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6 20.05.17 4,871,62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332,69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78,6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7377 기사/뉴스 '대장이 반찬' 하지원X윤두준, 제주 밥 친구 출격..대어의 주인공은 2 11:09 214
317376 기사/뉴스 '사망보험 20개' 김병만 전처 "전남편 생존…'제2의 이은해' 악플 억울" 14 11:08 753
317375 기사/뉴스 만장일치 3회·최초 지명타자 수상·양대리그 석권…지금은 '오타니 시대' 11:05 76
317374 기사/뉴스 "망하게 해줄게" 치킨집서 맥주 쏟고 갑질한 공무원 결국… 14 10:57 1,832
317373 기사/뉴스 종로구, 내년 9월부터 노인·청년·청소년·어린이 버스비 지원 27 10:47 1,118
317372 기사/뉴스 '첫 50-50' 오타니, 만장일치 NL MVP 수상.... 통산 3번째, DH로는 최초 3 10:39 282
317371 기사/뉴스 지드래곤, 속옷만 입은 파격 패션…누가 뺏었나? "내 바지 내놔" 28 10:28 4,696
317370 기사/뉴스 "고립청년은 남성이 70%, 은둔청년은 여성이 54%로 더 많아" 9 10:28 2,116
317369 기사/뉴스 지안♥창현, 2개월만 결별 “서운한 마음 커…많은 변화 있었다” (돌싱글즈6)[전일야화] 5 10:26 3,460
317368 기사/뉴스 [단독] 강남 한복판 '전기차 돌진' CCTV 입수..."오토홀드 눌렀는데" 48 10:22 2,667
317367 기사/뉴스 반려견 유치원 직원이 개 온몸으로 짓눌러 “학대 아닌 훈육” 황당 주장 (동물은 훌륭하다) 10:18 889
317366 기사/뉴스 대세 변우석, 까르띠에 앰버서더까지 꿰찼다 “영광스러워”[공식] 32 10:17 1,820
317365 기사/뉴스 네이버웹툰, '이세계 퐁퐁남' 공모전 탈락 결정…첫 공식 사과 1043 10:15 29,093
317364 기사/뉴스 '셀럽병사의 비밀' 이찬원, '이지적인 차도남' 5 10:05 914
317363 기사/뉴스 장애아동 볼 깨문 특수교사…벌금 300만원 43 09:58 2,260
317362 기사/뉴스 전교조 "시도교육감, 유보통합·AI 교과서 도입 중단하고 교사 정원 늘려야" 14 09:55 805
317361 기사/뉴스 정유미·서현진·공효진, 멜로+α로 대거 복귀 8 09:55 879
317360 기사/뉴스 '살림남' 박서진 남매, 임주리X재하 모자와 만남…'주리투어' 실체 폭소 09:48 605
317359 기사/뉴스 [단독] 지드래곤, 김태호 PD와 재회 내년 신규 예능 론칭 140 09:43 12,941
317358 기사/뉴스 죽은 개 매달고 질주한 트럭…"비닐인 줄 알았는데 너무 충격"[영상] 2 09:29 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