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국내 수입차 판매 순위는 BMW코리아가 6만585대로 1위를 기록 중이며, 2위인 벤츠코리아는 5만4475대, 3위 테슬라 2만4880대, 4위 볼보코리아 1만2284대, 렉서스코리아 1만1479대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는 서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코리아는 작년 BMW코리아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올해도 BMW에게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라 연말까지도 할인을 계속하고 있다.
통상 벤츠는 할인을 하지 않는 브랜드로 알려졌으나 올해에는 BMW에게 계속 밀리는 모습이라, 이를 역전하기 위해 할인율을 올리면서 판매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력 모델인 E클래스의 경우 올해 신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0% 이상의 할인을 진행하면서 현재 수입차 모델별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BMW코리아도 마찬가지로 벤츠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면서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다. 5시리즈도 10% 이상 할인을 진행하며 E클래스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520i의 경우 1만대를 넘기면서 이미 작년 판매량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 테슬라·볼보·렉서스, 원래 할인 없는데다 판매 간섭도 적어
이처럼 1~2위 브랜드가 할인율을 높이면서 판매를 늘리고 있는 반면, 테슬라, 볼보, 렉서스 등 3~5위권 브랜드는 오히려 할인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통적으로 할인을 하지 않는 브랜드라는 것이다. 테슬라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는 달리 초기부터 온라인 위주 판매 정책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딜러사들이 자체적으로 할인을 해주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는 달리 공식 프로모션을 제외하곤 할인이 없는 브랜드다.
볼보코리아도 지난 10여년 이상 할인 없는 정가제를 고집하며 다른 수입차와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볼보는 할인 대신 경쟁력 있는 정가 정책을 펼치면서 오랜 기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렉서스코리아의 경우 일본 불매 운동 시절에도 최대한 할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올해도 큰 폭의 할인 없이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대다수 수입차 브랜드들이 경기 침체·고금리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었지만 렉서스는 오히려 4% 성장을 이뤄내며 순위가 상승했다.
이들 3사가 할인을 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의 판매 기조 영향 뿐 아니라, 국내에서 서로 시장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와 BMW의 경우 E클래스와 5시리즈를 비롯해 주요 소비층이 비슷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나 3~5위권 브랜드의 경우 서로 소비층이 제각각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볼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서스는 하이브리드(HEV)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를 구매하려는 고객은 전기차를 선호하는 얼리어댑터 소비자들이, 볼보는 안전을 중시하는 패밀리카 수요, 렉서스는 연비와 승차감 및 품질을 원하는 소비층이 많기 때문에 서로 판매간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 정책이 판매량이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나 딜러사와의 갈등 등이 엮여 있기 때문에 고정 수요가 있다면 무리하게 할인을 할 필요가 없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 상황 상 할인을 늘린다고 해도 벤츠와 BMW를 따라잡긴 힘들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수익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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