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가 표현한 안온한 판타지, 2024 홀리데이 캠페인.
윌리 반데페르(Willy Vanderperre)가 촬영한 캠페인 제목은 ‘The Dinner Guest’. 금속성의 테이블과 그 위를 채운 체커보드 티 세트, 크리스털 잔까지. 프라다 특유의 모던함이 풍기는 오브제로 귀한 손님들을 맞이한다. 접시 위 정성스레 놓인 파네토네는 1824년 탄생한 밀라노 제과점 마르케시의 작품. 영상 속 모든 오브제는 프라다의 미학으로 철저히 수렴한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글로벌 셀러브리티들은 이번 캠페인을 위해 처음 모였다. 왼쪽 사진 속 영국 배우 루이스 패트리지(Louis Patridge)는 모헤어 울 소재의 더블브레스티드 슈트와 코튼 셔츠를 입고 있다. 적당한 격식에, 느끼함은 덜어낸 편안한 인상을 선사한다. 비결은 뛰어난 슈트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스푼 위트를 더한 것. 얼핏 보기엔 일반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같지만 단추는 높게, 재킷 길이는 조금 짧게 만들었다. 그다음 눈을 사로잡는 건 맞은편에 앉은 ‘트릭’ 로봇. 가방에 달던 ‘참’으로 마주했던 로봇이 예상치 못한 손님으로 등장해 대화를 경청 중이다. 그 옆에는 에스파의 카리나(KARINA)가 캔버스 파카를 입고 앉았다. 캔버스의 빈티지한 효과는 프라다 하우스의 장인들이 연출한 것으로, 고급스러운 퍼 디테일을 만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옆의 미국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마야 호크(Maya Hawke)는 평소 엉뚱한 매력으로 애정을 받지만 이번에는 고급스러운 소재의 블랙 코트 안에 화이트 셔츠와 팬츠를 단정히 갖춰 입고 반전 매력을 발휘했다. 오른쪽 사진은 한층 자연스러운 식사 분위기로 연출했다. 미국 배우 켈빈 해리슨 주니어(Kelvin Harrison Jr.)는 캐시미어 카디건과 울 팬츠를 입은 채 질문을 건네고, 작은 숄더백을 메고 있는 옆자리의 마야 호크가 귀엽게 응수한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루이스 패트리지는 나파 레더 코트와 울 스웨터 차림으로 흥미롭게 대화를 관망하는 듯하다. 둘 사이에 앉은 ‘트릭 로봇’까지 대화에 흠뻑 빠진 광경처럼 보이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까? 프라다가 마련한 테이블 위에서 한 해 내내 빼곡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누렸을 안락한 시간. 너무 바쁘다는 것은 핑계다. 이번 연말엔 프라다의 2024 홀리데이 캠페인과 함께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간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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