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네 자매 중 셋째인 이세희. ‘정숙한 세일즈’에서도 나이 차이가 있는 선배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촬영을 했다고. 이세희는 “친자매들이랑은 나이 차이가 별로 안나는데, 언니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좋더라고요”라고 전했다. 특히 김소연을 떠올리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연 언니같은 사람은 살면서 처음 만났고, 앞으로도 못 만날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흔히들 본인만 생각하는 배우들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많았어요. 언니를 보면서 모든 스태프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헤아릴 수 있지 싶었어요. 자기 할 것도 넘쳐나는데 어떻게 한 사람 한 사람을 매순간 신경쓰지 싶었어요. 사람에 대한 이해도와 배려도가 너무 높아요. 그래서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이해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하고 폭넓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살아도 괜찮구나라고 깨달았어요.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웃음). 정말 경이로웠어요”
또 숨겨진 오랜 인연도 있었다. 바로 극중에서는 이주리와 엄대근의 사랑을 반대하는 호랑이같은 시어머니, 허영자 역의 정영주가 그 중니공이었다. 이세희는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단역으로 출연했을 때를 언급하며 "저는 당연히 대사도 없고, 화면에 걸리는 정도였어요. (정영주) 언니가 그때 뮤지컬을 하고 계셨는데 거기 초대를 해주신거예요”라고 밝혔다.
“그런 경우 정말 드물거든요. 그 다음에 밥도 사주셨어요. 기억에 남았던 게,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계셨어요. 일부러 저희 편하게 먹으라고. 그게 임팩트가 커서 ‘나도 후배들한테 저런 선배가 돼야지’ 했어요. 맛있는게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고, 저도 후배들한테 말하거든요. 이번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하니까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더라고요”
2021년 당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KBS주말극 ‘신사와 아가씨’ 주연으로 발탁되며 화제가 됐던 이세희. ‘박단단’을 꼬리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는 “너무 감사한게 ‘신사와 아가씨’ 시청자층이 두터웠잖아요. 그 중장년층의 의리는 너무 대단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 의리로 계속 봐주시고 예뻐해주시고, ‘단단이가 많이 컸네’의 느낌으로 봐주시니까, 그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아세요? 그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아직도 단단이라고 하는게 너무 좋아요. 이세희라는 이름은 없어졌지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어요”
당당한 주리의 성격이 부럽다고 했지만, 이세희는 주리만큼이나 단단한 중심을 잡고 있었다. 때문에 배우로서의 앞날에도 더욱 기대가 모아질 수 밖에 없었다.
“저는 남과 비교하지 않아요. 되게 늦게 (연기를) 시작했잖아요. 저만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너무 길잖아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어서 저는 좋거든요. 모든 것들을 잘 소화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속도대로 묵묵히 가야겠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난 그거는 좀 오래 갈 자신이 있다 하는거 같아요. 엎어질 때도 있겠지만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사람인거 같아요. 못난 부분이 있으니까 나아질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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