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최유화 “모두와 마피아 하는 기분, 女살인마 연구하다 병나”[EN:인터뷰①]
뉴스엔 김명미 기자] 배우 최유화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통해 모든 배우들을 감쪽같이 속여야 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최유화는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기획 남궁성우/연출 송연화/극본 한아영/제작 아센디오, 우드사이드/이하 이친자)에서 가출팸 숙소의 집주인이자 살인사건의 진범인 김성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 최유화는 이수현(송지현 분) 송민아(한수아 분) 최영민(김정진 분) 살인사건 진범 김성희로 분해 극 후반부 섬뜩한 반전을 선사했다. 그동안 아들 도윤(조성하 분)이 엄마가 준 밥을 뱉고, 박준태(유의태 분)의 기억이 왜곡됐던 이유 등 복선이 맞춰지며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모델 출신 최유화는 지난 2010년 KBS '드라마 스페셜-위대한 계춘빈'으로 데뷔, SBS '국민사형투표' KBS 2TV '달이 뜨는 강' MBN '나의 위험한 아내' JTBC '라이프' 영화 '밀정' '봉오동 전투'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을 펼쳤다.
11월 18일 오후 뉴스엔과 만난 최유화는 '이친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김성희로 살았던 지난 7개월의 소회를 털어놨다. 이하 최유화와 일문일답.
-마지막회에서 자체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종영 소감이 어떤가.
▲7개월간 피, 땀, 눈물을 흘리는 느낌으로 찍었는데 벌써 10부가 끝났다. 헛헛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더 보고 싶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정말 쟁쟁한 작품들과 같이 방송됐기 때문에 기대를 하지는 못했는데, 마지막회에 시청률이 올라가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 사실 시청률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열심히 촬영했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어느 때보다 반응을 체감할 것 같은데.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모두 제가 범인인 걸 모르는 채로 촬영했다. 그분들이 가장 가까운 대중 아닌가. 감독님과 저는 촬영하며 '다행이다' '시청자분들도 마지막까지 모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제가 범인인 줄 몰랐다고 해서 그런 부분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를 속인 기분은 어땠나.
-작품 합류는 어떻게 하게 됐나.
▲일단 제안을 받고 합류하게 됐는데, 대본에 쓰인 인물에 대한 소개가 너무 저 같았다. '화려하게 생겼는데 화장기가 없고, 가냘픈 체구에 단아한 모습'이라고 쓰여 있었다. 실제로 제가 거의 화장을 안 하고 다니고, 손목 같은 부분이 얇아서 가냘프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 또 제가 이목구비가 화려하지만, 화려한 느낌은 안 드는 편이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겉모습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제가 범인이긴 하지만, 대본을 보는 타이밍은 모든 배우가 똑같았다. 저도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고 연기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사실 어려웠다. 하지만 이수현과 송민아가 둘 다 저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여자 살인마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엄여인'을 떠올리기도 하더라.
▲엄여인, 고유정, 외국 여성 살인마까지, 일단 다 열어두고 연구를 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범인의 얼굴 전체, 혹은 행동들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서 외국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증거가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모습들이 그들의 공통점이더라. 초반에는 나쁜 사람에게 영감을 받아야 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꼈다. 자기 전에 잔상이 남기도 했고, 솔직히 왜 죽이는지 이해도 안 됐다. 돈 때문이라고 해도 이해가 안 됐다. 연구를 하다 보니 몸까지 아팠다.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감독님의 배려 덕분에 제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진행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성희라는 인물에 대한 전사가 없었고, 실제로 전사에 대해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보니, 제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촬영에 임했다면 깊이가 덜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다행히 초반에 범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쌓아둔 덕에 나중에 괴리감이 적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는 김성희가 왜 사람들을 죽였다고 생각했나.
▲장태수가 '보험금 때문일 겁니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긴 하다. 초반에 감독님께 '왜 죽였을까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감독님은 그것이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배우는 당연히 알고 연기해야 하지 않나. 저 스스로는 '보험금'이라는 이유도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희가 입고 있는 옷, 환경 자체를 볼 때, 김성희가 돈을 어디다 쌓아서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을 다루는 뉴스를 봤는데, 살인에서 쾌감을 느끼는 살인자가 있는가 하면, 그냥 왜 죽이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죽이는 살인자가 있다고 하더라. 뉴스에 '묻지마 살인'이 나오지만, 정말 '왜 죽였는가'에 대해서는 저도 그 내용을 모르고 있더라. '왜 죽였는지 진짜 모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되게 많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행동에 반하는 의견을 너무 강력하게 주장하면 제거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수현이도 제가 영민이랑 조력 관계라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에 '내 모든 계획이 흐트러질 수 있다'라는 생각에 거슬려서 죽인 게 아닐까 생각했다. 성희가 자기 계획이 흐트러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
-박준태와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성희는 실제로 준태가 매력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감독님과 '성희가 왠지 부유한 집의 아이는 아니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아마 준태의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마음에 들었을 것 같다. 저는 도윤이는 제 나름대로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모습이 (일반적인 모습과) 달랐을 뿐이다. 성희는 준태가 배운 사람으로서 도윤이를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고, 준태가 아버지와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순간순간 성희도 준태를 사랑으로 대하기도 했겠지만, 정말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성희가 자기 기준에서 정말 사랑한 건 도윤이뿐이라고 생각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김명미 mms2@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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