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 가에 알록달록한 재미를 불어넣던 세 개 드라마가 동시에 퇴장했다. 감자처럼 흙냄새 풀풀 풍기며 정겨웠던 정년이도, 이름과는 달리 정숙하지 못한 과감한 물건을 판매하던 정숙씨('정숙한 세일즈')도, 서로를 향한 불신으로 가득했던 아버지와 딸('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도 마지막에 이르러 오해를 풀었고, 또 웃으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특히 세 개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서 일제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더욱 행복하게 발걸음을 뗐다.
이 중 주말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건 tvN 토일 드라마 '정년이'(연출 정지인, 극본 최효비)다. '정년이'는 지난 16일 방송한 11회에서 12.8%, 그리고 다음날 방영한 마지막 회(12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했다. '정년이'는 4회부터 1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주말극 최강자 자리를 점했고, 퇴장하는 날까지 기록을 경신하며 높은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마지막 회에서는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매란국극단이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새롭고 실험적인 국극 '쌍탑전설' 무대를 올리며 새로운 왕자, 정년이의 탄생을 알리는 것으로 끝이났다.
지난 15일 마지막 회(10회)를 방영한 MBC 금토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이날 9.6% 시청률을 찍었다. 전주 회차에서 6%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대폭 뛰어오른 수치다. '이토록 친말한 배신자'의 끝은 살인사건 진범을 밝히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 장태수(한석규), 장하빈(채원빈) 부녀의 용서와 화해가 그려져 진한 여운을 남겼다. 작가, 감독, 배우 3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끝까지 강한 몰입감으로 '아름다운 부녀 스릴러'를 완성했다.
JTBC 토일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김미진, 극본 최보림)는 지난 16일 방송한 11회에서 5.7%, 17일 방송한 마지막 회에서 8.6%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주에 기록했던 자체 최고 시청률 6.0%에서 무려 2.6%에 상승한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정숙씨도 웃으며 퇴장했다. 결말도 웃음 가득한 해피엔딩이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꿋꿋이 버틴 '방판 씨스터즈'(한정숙, 오금희, 서영복, 이주리)는 결국 성인용품 가게를 개점했고,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작별했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인용품을 다룬 최초의 드라마로, 무해한 인물들의 서사로 하여금 욕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착한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줬다.
홀로 바통을 이어가는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연출 박보람 김종환, 극본 박재범)는 지난주 3회 10.7%, 4회 11.2%를 기록하며 첫 주 방송분에 이어 너끈히 10%대 시청률을 이어갔다. 다만 세 드라마 후속 작품들의 면면도 만만찮아 시청률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정년이' 후속은 주지훈, 정유미의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다음으로는 유연석, 채수빈의 MBC '지금 거신 전화는'이, '정숙한 세일즈' 후속으로는 임지연, 추영우의 '옥씨부인전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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