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joynews24.com/view/1784094
만약 음원 사이트에 올라온 특정 음원이 과도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억지 체감의 부산물이라면, 이 노래는 음원 대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무조건 음원 1위면 연말 시상식 대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약 7, 8년 전부터 이어진 '체감 없는 1위' 사태, 업계 관계자들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수상을 위한 억지 부풀리기, 체감 없이 팀의 규모를 확장시키는 방식은 음원, 음반을 가리지 않는다. 이미 조이뉴스24 역시 지난 2월과 4월 과도한 바이럴 마케팅을 우려하는 보도를 내놨고, 그 방식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자본의 힘을 빌려 바이럴 마케팅에 엄청난 자금을 쏟는다면, 결국 체감도 팬덤도 따라오지 않는 그룹이 마치 국내와 해외를 주름잡는 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정작 인기 있는 가수와 곡들은 체감이 있음에도 절대적인 성적이 밀린다는 이유로 수상에서 밀려나게 된다. 결국 수상자 명단의 무게감과 신뢰감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 이 문제를 마냥 모를까? 전혀 아니다.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우려를 표한다. 가요기획사는 이 문제를 모를까? 전혀 아니다. 난감하게도,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았다. 조이뉴스24가 바이럴 마케팅 방식을 보도하며 우려를 표하자 한 소형 연예 기획사는 이 방식을 그대로 따라해 소속 가수 음원 순위를 올리기도 했다
◇"공정성 따지려면 '공연 관객수'가 제일…현재보단 깨끗해질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 관계자 A씨는 "이제 음원 음반 시장은 자본의 논리로 움직인다. 다른 데서 몇 억 쓰는데 우리가 몇 천 쓰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하듯 답이 없어진다. 음원 사이트는 돈을 벌 수 있으니 이 상황을 수수방관한다"며 "대중은 공정하게 음악을 제공 받아야 하는데, 영리 추구하는 음원 사이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내버려 두면 돈 벌어다 주는데 공정성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자본 논리로 돌아가는 음원 음반 시상식에서 이제 '수상의 의미'는 옅어져 간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음원은 돈으로 올릴 수 있고, 음반들은 창고에 들어가 있다. 결국 눈에 보이는 건 공연 관객 수 말고는 없다"며 "물론 한 사람이 여러 번 공연에 가는 경우가 있기에 완전히 공정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바이럴 판인 현재보다는 깨끗해질 것이다"고 자조 섞인 대답을 내놨다.
그렇다면 매년 공시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기재해야 하는 상장사는 '수백억 바이럴'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 연예계에 수십 년 몸담은 매니저 B씨는 "공시에 빈 자리는 너무나 많다. 의상비 또는 다른 활동비에 실제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재하고, 그 돈을 뒷돈처럼 따로 빼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말도 안되게 높은 활동비 항목이 의아하다면 이를 꾸준히 지켜봐도 좋을 것"이라 말했다.
◇"체감 위해 심사위원 반영율 유지"…체감 없는 대상 경계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 시상식 관계자 C씨는 몇 년 째 이어지는 이같은 '바이럴 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C씨는 "바이럴 마케팅으로 만든 음원 1위를 과연 정당한 성과라 볼 수 있느냐"며 "이미 가요계는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판이 됐다. 수상을 가리는 건 의미가 없다. 정상을 가리지 않는 축제를 만들거나 시상식이 사라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C씨는 "지금의 대중 음악 차트는 돈을 끌어다 쓰는 회사 가수가 1위에 오르는 상황"이라며 "돈의 논리가 개입할 수 없는 '대중픽 음악'을 가릴 기준이 없다면 지상파 연말 가요제처럼 축제를 하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지나가는 사람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대상을 주는 게 더 옳을 것"이라 재차 비판했다.
또 다른 가요 시상식 관계자 D씨는 체감 없는 그룹의 대상 수상 위험성을 일면 수긍하며, 각 가요 시상식이 심사위원 평가 반영율을 낮추지 않는 이유가 체감을 가리기 위해서라 강조했다. D씨는 "(과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체감 없이 대상을 받는 그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평가로 업계 체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때문에 올해 시상식에서 그런 식으로 우려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