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는 광고효과 관련 방송심의 규제 예외
결과 요약하거나 가공해 내보낼 땐 간접광고 등 규제 적용
상표명 언급 금지하진 않았지만 광고효과 내면 제재 가능성

 

▲ 지난 6일 방영된 '유퀴즈 온더블록' 갈무리. '기아타이거즈' 팀 이름에서 '아'를 별로 처리했다. 사진=tvN 캡처.
 

▲  지난 6일 방영된 '유퀴즈 온더블록' 갈무리. 야구팀 기업명을 한글자씩만 썼다.  사진=tvN 캡처.

 

'2024 통합우승 챔피언 기X타이거즈.'

 

'기X 대 삼X.'

 

지난 6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록'에선 프로야구(KBO) 통합우승의 주역인 기아타이거즈 소속 양현종, 나성범 선수가 출연했다. 온라인에선 내용뿐 아니라 '유퀴즈'가 프로야구팀을 명시하는 방식이 화제가 됐다.

 

방송에선 팀 이름인 기아타이거즈를 자막에 쓸 때 '기'만 언급하고 '아'는 별모양으로 처리했다. 마찬가지로 결승 상대였던 삼성라이온즈를 명시할 때 '삼'만 쓰고 '성'은 별모양으로 처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별 타이거즈', '기타이거즈' 등으로 꼬집으며 "팀 이름까지 가리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경기장면을 보여줄 때는 경기장의 광고판과 유니폼 속 상표를 블러(흐림) 처리했다.

 

JTBC '최강야구'에선 종종 프로야구팀과 경기를 치르는데 이때도 팀 이름의 기업명은 언급하지 않고 유니폼과 경기장의 상표는 블러 처리된다.
 

방송심의규정 탓에 팀 이름 등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유추가 가능하지만 정작 TV스포츠 중계에선 모두 허용된다. 같은 방송인데 스포츠 중계에선 팀 이름의 기업명은 물론이고 유니폼과 광고판의 상표도 노출되는데 왜 다른 방송에선 허용되지 않는 걸까.

 

방송심의규정과 협찬고지 규칙을 종합하면 스포츠경기의 특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스포츠 중계에는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방송심의규정은 "방송은 상품 등을 자막으로 안내·고지함으로써 광고효과를 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스포츠 등 공익행사는 예외로 적용한다.

 

이 외에도 스포츠경기 중계에 한해 프로그램 제목에 기업의 이름을 쓸 수 있다. 지상파 중간광고가 금지됐을 때도 스포츠 경기에 한해 중간광고를 유지했다. 규제가 다르게 적용되다보니 주류, 의료광고 등 방송에서 광고가 금지되거나 광고시간이 제한된 품목이 스포츠경기를 통해 우회적으로 광고를 하려는 경향도 있다.

 

문제는 '유퀴즈 온더 블록'처럼 스포츠경기 내용을 요약하거나 가공해 내보내는 경우인데, 이때는 상품명과 후원사 등을 반복해 부각시켜 시청흐름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반복해 부각해 시청흐름을 방해한다'는 표현이 모호해 예능 등 다른 장르를 통해 다룰 때는 상표, 기업명 노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아', '삼성' 등 팀 이름까지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방송심의규정상 '광고효과' 조항을 의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유튜브를 '너튜브'로, 인스타그램을 '인별그램'으로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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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가 명시적으로 '유튜브'나 프로야구팀 이름을 언급하지 못하게 금지한 건 아니다. 다만 방송 심의규정상 '광고효과' 조항에 "상품 등 또는 이와 관련되는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내용"은 '광고효과'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제재 대상이 된다. 방심위는 사후규제기구로 사전에 명확한 가이드를 주지 않다보니 특정 상표노출을 콕 집어 금지한 적은 없지만 방송사들은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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