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요구불예금 대규모 이동
10거래일 만에 10조원 급감
가상화폐 거래소·미국 주식 등
공격적 투자 성향 크게 늘어
은행 예금·적금 등 대표적 안전성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가상자산 대통령이라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소식 이후 미국 주식과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87조6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597조7543)에 비해선 1.75%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이자는 낮지만 입출금이 자유로워 시중자금 흐름을 가늠할때 쓰인다. 불과 10영업일 만에 10조원 이상 급감한 것은 그만큼 예금주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인출해 어딘가에 투자했다는 의미다.
적금을 깨고 빚을 내 급전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5대 은행 적금 잔액은 지난달 31일 총 38조9176억원에서 이달 14일 38조1305억원으로 7871억원(2.0%) 줄었다. 또 5대 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총 38조8천657억원에서 39조6천179억원으로 7천523억원(1.9%) 늘었다. 은행의 1년 적금 금리가 평균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시대 상승세가 예상대는 자산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은 연일 ‘불장’이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15조원대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세계 5위 수준이자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 한 곳의 하루 거래액이 25조원에 달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9만3482달러, 업비트에서 1억3104만1000원으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현재 소폭 하락한 상태다.
미국 주식에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000억79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성향은 더 없이 공격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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